인민예술가 정창모씨, 공훈배우 리래성씨
그리운 전북산하 언제 밟아보나, 어릴적 뛰놀던 그곳에서 작품활동 하고파
◇. 북한의 유명 영화배우 리래성(68. 익산 출신)씨는 상봉 마지막날인 17일 오전 워커힐 호텔에서 여동생 이지연(52. 전 KBS 아나운서)씨 등 남쪽 가족들과 2차 개별 상봉을 갖고 이별의 아픔을 나눴다.
헤어질 당시 사립 화성학원 학생이었던 리씨는 『어릴적 이리에서 자라며 함께 뛰어놀았던 친구들은 다 어디 있는지, 어떤 모습이 되었는지 궁금하다』며 고향에서의 학창시절을 그리워 했다.
리씨는 『북에서는 추운 겨울에 여름이나 봄 장면을 찍기가 어렵고 남에서는 겨울 장면을 찍기가 어려우니 서로 상반되는 계절 장면을 촬영할 때 서로 오가며 찍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씨는 또 『우리 민족도 인체와 같아 서로 떨어지면 죽고 단합해야 산다』며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백두산도 가고 한라산도 가며 영화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여동생인 이지연씨에 대해 『본인이 이산가족이라는 사무친 한을 갖고 이산가족 재회 방송을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을 것』이라고 칭찬한 리씨는 옆에 앉은 다른 여동생을 어깨동무 하며 『북에 있는 영화배우를 닮았다』고 조크를 하기도 했다.
내일 떠나지만 이별이라기 보다는 잠깐 다녀가는 것이라고 헤어짐의 아픔을 달랜 리씨의 눈가에는 이슬이 고여 있었다.
성격배우로 유명한 리씨는 북한 현역배우중 유일하게 예술학 학사를 가진 배우로 환갑을 넘어 학사를 받아 당시 북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에서 참정대신 조병세역을 맡는 등 총 1백여편의 영화에 출연, 공훈배우 칭호를 얻고 있다.
◇. 북한 조선화의 대가로 불리는 정창모(68. 전주)씨는 남희(53. 전주시 효자동)씨 등 여동생들과의 짧은 만남을 통해 고향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눈물로 쏟아냈다.
정씨는 『중학교 동창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보고싶다』는 말로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북중학교는 그대로 있느냐』『함께 뛰놀고 공부하던 동무들은 어떤 모습일까』『전주는 어떻게 변했느냐』등.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못지 않게 전주에 대한 그의 향수(鄕愁)는 끝이 없었다.
어릴적 사군자 등을 즐겨 그리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화가가 된 것 같다는 정씨는 귀환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하루속히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또 남한내에서 자신을 월북화가로 불리는 것에 대해 『월북화가란 남쪽에서 화가생활을 하다가 월북했을 때 쓰는 말이며, 나는 엄연히 북에서 화가로 성장했다』고 자신의 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제3국에서라도 가족들과 만나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 있느냐, 우리 땅에서 만나야지』라고 통일에 대한 자신의 지론을 거듭 밝혔다.
군사분계선을 대상으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6백리 분계선으로 동강난 민족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팠다는 정씨는 『우리 민족의 잘못이 아닌 만큼 서로 미워하지 말고 단합해야 한다』면서 『남쪽에서 작품을 한다면 한강을 주제로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져 보았다』고 말했다.
동생 춘희, 남희씨가 『헤어질때 어려움이 클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빠의 훌륭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니 맘놓고 보내겠다』가 말할때도 오누이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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