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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진정한 富者

 

 

서구사회의 부자들은 벌어들인만큼 사회에 환원하는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미국의 카네기나 록펠러같은 부자들이 자선단체나 대학교 문화예술계 박물관등에 거액을 기부하는 일은 흔하다.

 

미국에서‘가장 돈 잘쓰는 박애주의자’로 불리우는 미디어 업계의 테드 터너란 사업가는 지난 97년 한 해에 전 재산의 3분의1에 가까운 10억달러를 유엔에 쾌척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그가 미국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에게 독설을 퍼부은 일이 있다.‘돈을 은행금고에만 쌓아 둔다면 누가 그것을 선(善)이라고 하겠느냐’고. 그러나 빌 게이츠 역시 그 해에 2억1천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밝혀져 포천지(誌)에 의해 기부순위 4위로 랭크된 자선사업가이다.

 

그는 번 돈의 30%이상을 이미 사회단체에 기부했고 50세가 넘으면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바도 있다. 호화와 사치의 극을 누리면서도 이런 부자들이 사회에서 비난받지 않는 이유는 서구사회의 도덕률인 노블리스 오빌리지를 이들이 몸소 실천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부(富)란 더 없이 좋은 것이다. 그러나 부자들 중에는 의외로 불행한 사람도 많다. 가난에 근심이 따르듯이 돈에도 근심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부자들이란 돈의 노예이지 결코 주인이 아니다.

 

을 많이 가진 죄(?)로 오히려 파멸에 이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부자들에게서 그런 일이 많다.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거나 2세들에게 음성적으로 재산을 상속하는 졸부들의 행태가 탐욕과 부도덕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엊그제 평생동안 모은 재산 2백70억원을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KBS에 맡긴 실향민 강태원옹의 미담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그는‘자식을 위해서는 한 푼도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선친의 유지를 따라 어렵게 모은 전재산을 자식들 대신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는 것이다. 온갖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식들에게 부를 세습시키려는 우리사회의 그릇된 풍조에 이 보다 더 한 청량제가 어디 있겠는가.

 

‘비록 우리가 추구하는 눈앞의 목표는 다를지라고 모든 인간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고 말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다. 그는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고도 했다. 돈이나 명예 건강등이 모두 행복의 조건이 되지만 강옹은‘돈을 버림으로써 행복을 찾은’진정한 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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