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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재교수의 음식이야기] 민물고기매운탕

 

 

  민물고기매운탕이란 민물고기를 고추장과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낸 국을 말하는 것인데 요즈음은 건더기가 많이 들어가 찌개의 형태로 띠고 있다. 민물고기매운탕의 주재료인 민물고기로는 예로부터 쏘가리와 메기를 최고로 친다.

 

 1800년대 초 한글로 발간된 가정대백과전서인「규합총서(閨閤叢書)」에 "쏘가리는 천자가 먹었기 때문에 '천자어(天子魚)'라고 부르기도 하고, 쏘가리 매운탕은 오뉴월 효자가 노부모에게 끓여 바친다 하여 '효자탕(孝子湯)'이란 별명이 붙어 있다"고 하였다.

 

  그만큼 쏘가리는 귀한 음식재료로 여겨져 왔던 것이다. 쏘가리는 육질이 단단하여 쫄깃쫄깃한 씹는 맛이 있으므로 회로 먹기도 하지만 매운탕요리가 제격이다.

 

  한편 규합총서에 메기를 "물에 끓여 튀하면 검고 미끄러운 것이 없어지며 좋은 고추장에 꿀을 좀 섞어 끓이면 좋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바로 메기매운탕 끓이는 법을 언급한 것이다. 이로부터 메기가 오래 전부터 민물고기매운탕에 널리 이용되었다는 것을 알수있다.

 

  그런데 우리 전라북도에서는 쏘가리나 메기보다도 동자개(일명 빠가)가 민물고기매운탕의 재료로 더욱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쏘가리와 메기의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의 특징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을 먹어본 사람들은 누구나 먼저 국물 맛에 매료되며 그 독특함에 반해 버린다.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에서는 고기 맛보다는 국물 맛을 더욱 중요시하는데 국물 맛을 내는데 있어서 동자개는 쏘가리나 메기보다 훨씬 좋은 재료이다.

 

  그렇다고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의 국물 맛이 동자개 만에 의한 것은 아니다. 민물새우 또한 매우 중요한 재료이다. 민물새우의 맛과 동자개의 맛이 어우러져 내는 국물은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매우 독특한 맛이다.

 

  몇몇 음식점에서 쏘가리, 메기 등에 민물새우를 넣어 매운탕을 끓이기도 하지만 맛에 있어서 동자개와 민물새우와의 어울림에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의 또 다른 특징은 시래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시래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서민적이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재료이다.

 

  원래 시래기는 배추나 무 잎을 잘 엮어서 사철 볕이 들지 않는 북쪽 흙벽의 처마 밑 응달에서 말려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주택의 형태가 근대화되는 등 환경조건이 시래기를 엮어 말리기에 적절치 않아 전통적인 시래기를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전라북도 특히, 장수, 무주, 진안 지역에는 이처럼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전통적인 시래기의 사용을 고집하는 민물고기매운탕 음식점이 여러 곳 있다.

 

  그런가 하면 군산과 익산 지역에서는 말린 시래기 외에도 배추나 무 잎을 1년간 염장해 숙성시킨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또한 말린 시래기를 사용한 민물고기매운탕과는 다른 독특한 민물고기매운탕의 맛을 내면서 별미로 각광받고 있다.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의 맛을 내는데 있어 어떠한 형태의 시래기를 사용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시래기의 조리법이다.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에서 시래기는 된장과 고추장에 무쳐 사용하는데 이 때 된장과 고추장의 비율이 3:1이어야하며 시래기에 깊게 맛이 배이도록 무친 후 5시간 정도 경과한 다음 사용하여야만 한다.

 

  이렇게 조리한 시래기는 매운탕의 시원한 맛과 감칠맛에 구수한 맛과 걸쭉한 맛을 더하여 전라북도식 민물고기매운탕 만의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다.

 

/주종재(군산대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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