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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멋과 맛의 고장 전주 나들이 가슴 뿌듯 - 조성헌

조성헌(전 경기도 안성군수)

얼마 전 봄기운이 완연했던 화창한 날씨에 전주를 찾았다. 시가지가 무척 깨끗한 게 인상적이다. 전주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전통의 고장이자 맛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관광해설사가 우리 일행앞에 오더니 반갑게 안사를 한다. 고교를 갓 나왔을까, 앳된 아가씨는 우리일행을 한옥마을로 안내하면서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기름진 평야의 풍요로움과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의 자부심은 오늘날에도 이곳에서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기에 앞서 옛것의 소중함을 알고 간직해온 전주는 한국의 가장 품격있는 도시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전통한옥 8백여채가 한옥보존지구로 지정, 관리되어 옛고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한옥마을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 상인들이 성곽을 헐고 성안으로 들어오자 이에 대한 반발로 집단지역으로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민속촌이나 다른 지역 한옥마을과는 달리 가족이 한옥에서 생활하고, 재산권도 행사하고 있어 더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직접 한국의 전통가옥에서 숙박체험을 할 수 있으며, 전통 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어 조선시대 양반가의 품격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바로 옆에 있는 경기전을 찾았다. 경기전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봉안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영정은 여러차례 난리에도 잘 보관되어 오다 고종9년(1872년)에 새로 모사하여 봉안하였다고 한다. 다른 왕들의 영정도 나란히 걸려 있는 걸 보며 해마다 전주 이씨 종친회에서 이 곳에서 제사를 지내는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할까. 전주에 와서 비빔밥을 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할 것 같아 우리 일행은 고풍스런 식당에서 아주 맛있게 비빔밥을 먹었다. 전주하면 떠올릴 정도로 비빔밥은 우리에게 친숙한 먹거리다.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 3대 음식중 으뜸으로 손꼽힌다. 전주 10미중 하나인 콩나물로 지은 밥에 오방색의 30여가지 버섯, 은행, 잣, 밤, 호도 등과 제철마다 다른 신선한 야채를 넣어 만든다. 여기에 전주지역에서 생산한 깨끗한 농산물로 빚은 장맛과 고추장이 더해지면 감칠맛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다.

 

특허청에 천년의 맛과 서비스 등록을 추진하고, 또 중국 일본 유럽에 까지 비빔밥의 맛이 알려져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주인은 자랑한다.

 

우리일행은 모처럼 천년고도 전주에서 멋과 맛을 경험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쭉 뻗은 전주-군산간 벚꽃길을 따라 서해안고속도로로 올라오면서 옛것을 소중히 여기며 조상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한 전주만의 색다른 정취를 떠올려보며 가슴속 깊이 뿌듯함을 느낄수 있었다.

 

/조성헌(전 경기도 안성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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