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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돈(MONEY)

돈이란 무엇인가. 세상천지에 지천으로 깔려서 돌고 도는 것이 돈인데 왜 사람들은 돈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는가. 부자는 부자대로 돈이 모자란다고 불만이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대로 돈이 적다고 불평이다. 도대체 돈이 뭐길래 사람마다 눈만 뜨면 돈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돈 때문에 돌아버리겠다고 하는가.

 

돈이란 또 무엇인가. 너도 나도 돈 좋아하는 것은 피차일반인데 왜 돈 이야기만 나오면 딴청을 피우는가. 누구보다 자신이 돈을 더 밝히면서 남이 돈 좀 챙기는가 싶으면 '그 사람 돈 독 올랐다'며 인격살인을 하려고 드는가. 돈이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죽자사자 뒤를 쫓아다니는가. 돈이라면 왜 이렇게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우문인줄 알면서 실없는 의문을 던져보는 것은 세상에서 돈만큼 정체가 모호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돈이란 참 얄궂은 구석이 있다. 웬 조화 속인지 돈이 별 소용이 없거나 벌어서는 안될 사람에게는 억세게 붙어다니면서 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야박하리만큼 쌀쌀하게 군다. 또 한눈 팔 새 없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사람에게는 인색하게 굴다가도 머리 좀 굴려 한 건 하는 사람에게는 후한 대접을 해준다. 눈 먼 돈이 야속하다고 밖에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다.

 

그러나 돈은 꽤 현명하고 합리적인 대목도 있다. 버는 사람에게는 쓰는 여유와 기쁨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가족과 이웃, 심지어 자기 자신보다도 돈을 더 사랑하게 만들어 평생 벌기만 할 뿐 변변하게 돈 한번 써보지 못하고 쓸쓸히 세상을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큰 돈을 번 재력가 중에서도 '돈의 속성'을 극복한 사람이 간혹 있다. 죽을 힘을 다해 벌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 돈을 쓰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역사는 그들을 위대한 인물로 기록하고 후세에 귀감으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의 두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76)이 최근 자신의 재산 85%에 해당하는 3백70억달러(한화 37조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통사람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식에게 한푼이라도 더 물려주기 위해 발버둥치는 한국 재벌들의 모습이 초라하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그들에게 꼭 한마디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이 자식에게 상속시키는 건 돈이 아니라 독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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