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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장애학생 부모의 절규

강인석 기자(교육문화부)

“우리 아들 12살이 되면 어린이집에서도 나가야 됩니다. 이젠 갈 곳이 없습니다. 제발 우리 아들을 집에서 홀로 지내지 않게 해주세요.” 중증 장애(뇌성마비)를 가진 11살짜리 아들을 둔 익산의 한 장애학생 어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절규했다.

 

역시 뇌성마비 장애를 가진 10살짜리 아들을 장애인전담 보육시설인 같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도 “12살이 되면 우리 아들은 평생 집에서 살던지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4일 오전 전북장애인교육권연대의 도교육청앞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중증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홀로 있지 않도록 해달라고 애원했다. 지난 1일 농성을 시작한 이후 이날은 직접 자녀들까지 데리고 왔다.

 

장애인전담 보육시설로 지정된 어린이집에 장애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나이는 만 12세. 학부모들은 해마다 날아오는 취학 통지서를 몇 년째 유예해 가면서 자녀들을 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지역내에 특수학교가 있긴 하지만 움직이는데 큰 불편이 없는 정신지체 또는 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학교여서 뇌성마비와 같은 중증 장애를 가진 학생은 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말을 못하고 움직이기 어렵지만 중증 장애아들도 생각은 있다”면서 “밖에 내보내서 교육을 시켜야 생각도 깨우칠텐데 받아주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아이들까지 데리고 왔겠느냐. 아파트 지을때 마다 학교를 새로 짓는데, 중증 장애학생들에게 단 한 칸의 교실만이라도 배려해 달라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육시설 투자에도 경제성이 먼저 고려되는 시대이긴 하지만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호소가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강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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