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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하우스농가 초비상' 굵어진 눈발에 주민들 가슴 철렁

지난해 폭설피해 고창 아산 성기마을 르포

6일 도내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굵은 눈발이 날리자 성기마을 김병선씨가 하우스를 점검하고 있다. (desk@jjan.kr)

“눈이 온다는 말만 들어도 편안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요.”

 

지난 겨울 유례없는 폭설로 하우스가 주저앉고 외부로 통하는 길이 막혀 마을이 한때 고립상태에 이르는 등 악몽의 나날을 보낸 고창군 아산면 성산리 성기마을 37가구의 주민들은 주말 눈소식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하룻밤 42cm의 기록적 폭설로도 모자라 20여일에 걸쳐 무려 3m의 적설량을 기록,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손 쓸 수 없었던 2005년말 재앙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6일 도내에 대설특보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서 굵은 눈발이 날리자 성기마을의 복분자 재배 농가들은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160동의 복분자 재배 하우스가 내려앉는 시련을 겪었던 김병선씨(53)는 이날 예정된 외출을 포기, 하우스를 점검하는 등 폭설대비에 나섰다.

 

김씨는 “지난 폭설 때 눈앞에서 푹푹 꺼져가는 하우스를 보면서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며 “이제는 대설주의보만 내려도 가족은 물론 인부들까지 대기 시킨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기상대에서 좀 더 정확한 예보를 해줬으면 피해가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기상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다행히 이날 큰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같은 마을에 사는 이장 김태경씨(36)도 눈소식에 불안해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족의 생계수단인 복분자 하우스가 지난 겨울 폭설로 모두 무너졌기 때문.

 

정부의 보상은 있었지만 당장 금전적 손해와 복구를 위한 구슬땀은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예전에는 여름철 태풍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는데 이제는 예고 없이 닥쳐오는 폭설이 더 겁난다”며 “또다시 낭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 하우스 점검은 물론 일기예보를 빼놓지 않고 본다”고 말했다.

 

폭설로 인한 재앙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지만 주민들은 새로운 희망도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다.

 

복분자 음료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김병선씨는 “고창 복분자를 프랑스 와인처럼 세계시장에서 널리 사랑받는 음료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태경씨도 “지난 폭설때 자신의 일처럼 달려와 도와준 분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그분들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올해는 농사도 잘 짓고 폭설피해도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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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임용묵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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