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근(남원시장)
2007년 새 해가 밝았다. 오천년의 역사와 전설을 간직한 요천강은 어제와 다름없이 오늘도 남원 시내를 품은 듯 서두름 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멀리 지리산이 보이고 가까이에 춘향과 이도령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누었던 광한루원이 있다. 예부터 천부지지(天府之地) 옥야백리(沃野百里)로 불리워져 왔음을 말해주는 듯 평화스러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남원은 살기좋은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우선 빼어난 자연경관이 그렇다. 120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 지리산, 육백리길의 섬진강 상류인 육모정과 그리고 요천강은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선조들의 지혜와 혼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재도 그렇다. 천년 고찰로 국보 등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실상사, 남원인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배울 수 있는 만인의총을 비롯해 만복사지, 황산대첩비지 등 풍부한 문화재가 있다. 또한,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판소리 동편제 탯자리가 남원이다.
특히 나주향교와 더불어 사장관 기능을 하면서 호남의 중심 교육기관이었던 남원향교가 있다. 양사제에서는 생원과 진사중 인재를 선발 대과를 준비하도록 하였으며, 훌륭한 선비를 양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조선시대 생원진사 합격자 명부인 사마방목에 따르면 남원출신 생원진사가 500여명에 이른다.
이런 기록과 문화유산은 남원인이 추구하는 이상과 이를 실현하려는 의지가 높았으며, 교육여건도 좋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요즈음도 남원향교에서는 선비정신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글 읽는 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류 문화의 본 고장이 남원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이러한 잠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남원의 문화는 교육프로그램에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자료라고 생각된다.
교육도시에 맞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남원에 지난해 기쁜 소식들이 있었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었고, 전라북도 지방공무원 교육원 이전이 남원으로 확정 발표되었다. 국내 최대의 교육기업인 교원그룹의 연수원 조성사업도 토지매입이 완료되어 2008년도에 완공될 예정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재가 있는 남원이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고, 도 공무원 교육원이 이전하게 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민선4기를 맞아 시가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연수전문 도시로 육성하고자 하는 가운데 일어난 일로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앞으로 우리시에서는 지방혁신인력개발원과 과기부 R&D 인력교육원 등도 유치해 진정한 연수전문도시로 육성할 방침이다. 지리적, 자연적, 문화적으로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남원에 이런 교육기관들이 둥지 틀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지방자치가 뿌리내린지 어느덧 10년.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제는 지역특성에 맞는 전략적인 개발이 필요할 때다. 남원시가 지역적 특성을 살려 최고의 연수전문도시로 조성하려는 계획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하며, 전라북도와 중앙정부도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새 해 아침에 생각해 본다.
/최중근(남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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