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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노송천에 맑은 물과 새 생명을 - 라민섭

라민섭(전주시 교통국장)

노송천 물길을 열자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도심 한복판의 낡은 도로가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로 변신한다고 생각하니 기대가 앞서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청계천 복원 사업은 생활의 편익만을 위해 하천을 복개하던 시대가 마무리되었음을 알리는 듯하다.

 

더군다나 전주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쉬리가 사는 도심하천’ 복원에 성공한 경험을 가진 우리 시로서는 당연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전주시는 깨끗하고 살기좋은 푸른 환경 도시 만들기 사업에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생태 환경의 보전, 자연친화형 시민휴식 공간의 조성, 나무심기와 숲조성 등을 통해 시민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결국 노송천의 복원은 전주시가 맑고 푸른 환경 도시로 발돋움하는데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략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노송천 복원 사업은 중앙시장의 일부 복개구간(바보신발집~한양예식장 200m구간)이 노후되어,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구간을 원래의 하천으로 복원하자는 취지에서 검토됐다. 추가적으로 전주시청을 가로 질러 묻혀 있는 구간(약 100m)도 복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관계기관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아중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나 지방환경청, 전북도청에서도 사업비 지원가능성을 확인했고, 지역의 환경단체들 또한 긍정적인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노송천 복원사업의 성패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전주시는 지역주민이 동참하는 민·관공동사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얼마전 인근 시장 상인 및 주민들이 참여한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며 앞으로도 여러 차례의 주민설명회를 통해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함께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노송천의 복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다. 먼저 하수구나 다름없는 공간을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점이 하나이고 도심의 열섬현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날로 공동화되어 가고 있는 구도심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노송천이 어떤 하천이었던가? 전주의 주봉인 기린봉으로부터 흘러나와 한 때는 잘 나갔던 풍남동과 노송동, 옛날의 전주역인 시청과 중앙시장을 가로질러 전주천으로 이어지던 물줄기가 아니던가. 바로 전주 구도심의 영화를 함께 해 오던 하천이었다. 또한 남고생과 여고생들의 통학로였고, 풋사랑과 몰래 건내던 연애편지의 추억들도 함께 했던 곳이었다.

 

그렇게 시민들과 함께 해오던 노송천이 70년대 이후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집집마다 쏟아져 나오는 생활하수로 오염되고, 해충과 악취로 인해 결국은 하수구로 어둠에 갇히게 된 것이다.

 

이제 다시 도심 한가운데 맑은 물이 흐르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물가를 거닐 시민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설렘을 느낀다.

 

무엇보다 노송천의 복원은 천년 전주의 자존심을 세우는 일이다. 노송천의 맑은 물과 새생명은 천년 전주의 혈맥을 이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라민섭(전주시 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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