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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기상청의 원죄

과학적인 일기예보는 꿈도 못꾸던 시절, 인류는 자연현상을 통해 날씨를 점쳐왔다. 예컨데 '태양이나 달에 무리가 생기면 비가 온다'거나 '막을 친 듯한 구름벽이 보이면 돌풍이 인다'는 식의 오랜 경험에 의한 일기예측을 했던 것이다. 당시 일기예측은 말 그대로 날씨를 점친 것이니 틀린다 해도 비난받을 일이 없었으나 맞을 때는 용케 잘도 들어맞았다.

 

그러다가 과학이 발달하면서 온·습도계를 이용한 일기예측을 시작하더니 마침내 1858년 영국에서 일기도를 활용한 일기예보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딱 90년 후인 1948년 국립중앙관상대가 설립되면서 근대적 의미의 일기예보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일기예보는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을 만큼 반은 맞고 반은 틀리기 일쑤였다. 일기 예보가 얼마나 엉터리였으면 '내일 날씨는 흐렸다 개었다 하면서 곳에 따라 비가 오락가락 하겠고 일부 지방은 바람이 부는 곳도 있겠습니다. 또 구름이 끼지 않으면 해가 뜨겠고 비가 오지 않으면 맑겠습니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떠돌아다녔겠는가.

 

기상청이 들어선지 다시 59년, 요즘 일기예보는 그야말로 쪽집게라는 소리 들을 만큼 잘도 알아맞춘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적중률이 87%에 이른다고 한다. 선진국이 90%선이니 그렇게 형편없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최첨단 기상 레이더와 기상인공위성 및 그 수신장치, 그리고 세계 4위의 슈퍼컴퓨터가 뒷받침되는 덕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과학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날씨를 100% 예측할 수는 없다.기상관측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일부터 완벽을 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기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변화 무쌍하여 어느 누구의 예단도 허락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연이 인간의 완벽한 미래 예측을 거부하기 때문에 날씨를 100% 예측할 수가 없는 것이다.

 

새해 들어 한파·폭설·황사예보가 연이어 빗나가면서 기상청이 뭇매를 맞고있다. '일기예보가 아니라 일기중계다' '기상청장과 국민이 돈 걸고 내기하자' '기상청 덕분에 돈 굳어 좋다'는 등의 비꼬는 글귀가 인터넷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아무리 잘해도 본전치기밖에 할 수 없는 기상청의 숙명이 죄라면 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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