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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입 3불정책 폐지 안된다 - 박고광

박고광(前 김제서중 교장)

사립대 총장협의회장단의 대입 3불 정책 폐지 결의 내용을 보고 중·고 일선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국가 공교육은 백년대계 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수요자에게 평등해야 된다. 영재교육이란 미명아래 또 설사 한 사람의 천재가 국가를 먹여 살리는 교육이라 할지라도 교육이 특권층 또는 일부를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경쟁시대니 세계화니 하여 영재양성만 지향하다 보니 교육의 양극화를 불러일으켰고 일선 현장에서는 교육 내용의 변질, 교육과정의 변태적 운영으로 이어지고 심지어‘기러기 아빠’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며 공교육 공동화 현상으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이 교무실에서 교사를 폭행하고 학부모가 학교에 난입하여 행패를 부리는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교육이 황폐화되고 있다 는 주장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런 가운데 교육부가 주장한 교육대입 3불 정책을 사립대학장회의, 그것도 일부가 전부인 것처럼 폐지를 주장하고 나온 것은 어불성설이다.

 

매년 바뀌다시피 하는 입시정책이 또 바뀌어 본고사를 치른다면 학교나 학생, 교사에게 주어지는 혼란은 어찌할 것이며 학원비, 과외비를 부담해야 되는 서민들은 사교육비를 어떻게 감내해야 되겠는가.

 

현 입시 정책의 기반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대학교육의 미숙이요, 책무가 아닌가, 대학은 고등교육과정에 충실한 인재를 선발하는 권한이 있는 것이다. 대학의 구미에 맛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고등교육 과정이나 교육 목표의 틀을 요구한다는 것은 월권에 가까운 처사다.

 

왜냐하면, 초중등 교육과정과 교육목표가 기대하는 인간상은 올바른 인성교육과 바른 가치관을 가진 민주시민의 인간 교육이지, 정녕 대학생을 만들려는 교육단위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도 지나치게 복잡한 입학전형제도, 학교마다 다른 전형방법, 내신반영 비율, 선택과목 반영, 논술 등으로 대학문에 들어가기에 너무 어려움이 많다는 것도 생각해야 된다. 본고사 도입 등으로 고교 교육을 망가지지 않게 해야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교 등급제는 현행 중고 평준화 교육제도가 무시되는 것이다. 전년도 진학률이 등급으로 매겨져 후배들 입학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학교등급제로 학교를 서열화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시골에서 도시로, 지방에서 서울로, 강북에서 강남으로 부동산 파동까지 일으키며 사교육 파동을 부채질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기여 입학제는 사립대의 경우 법인의 재단 지원금으로 학교운영이 현재 가능한 처지이고 해마다 등록금 인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다만 개방형 이사제에 의한 투명하고 건전한 재단운영이 이루어진다면 또 그 쓰임이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것이라면 소득 분배의 양극화가 낮아지는 시점부터 고려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현재 죽기 살기 공부하는 대입 수험생들의 머리속에 돈으로 대학 가는 길이 열려있다고 하면 교우 간 괴리감이 생기고 정서상 맞지도 않는다. 결국 학생들의 학구열이 균열되는 현상도 면치 못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입 3불 정책 폐지는 안 된다. 폐지요구는 국립명문대나 몇몇 사립명문대 중심이요, 다수 의사도 아니다. 대학은 학생 선발권을 요구하기보다 대학 스스로 인재 양성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제수준의 대학 면모로 쇄신하는 것이 먼저 전제 되어야 한다.

 

우리경제가 세계 수출 11위로 성장한 나리지만 소득의 양극화로 어려운 서민들의 사교육비 지출의 부담이 너무 무겁다. 한국의 사교육비 지출은 OECD국가중 최고다. 입시가 지옥이 돼선 안된다. 고등학교 시절엔 정서적 교육 환경이 지적 교육환경보다 우위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박고광(前 김제서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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