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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직무유기한 파출소장

지난 2일 저녁 11시 30분께 한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현직 파출소 소장이 다방에서 주민들과 상습적으로 도박을 일삼고 있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취재진은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과 함께 제보자가 말한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장소로 동행했다.

 

다방 안으로 들어서자 주방 한쪽 모서리에서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불빛과 함께 사람들의 음성이 들려왔다.

 

주방을 통해 방 가까이 다가서자 방안에서는 담요로 만들어진 방석을 주위로 중년의 5명이 둘러 앉아 화투를 즐기고 있었다.

 

잠시 후 경찰이 방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방 입구에 있던 한 남성이 "야, 뭐야 찍지 마. 그냥 가라"라는 말이 들렸다. 확인 결과 그 남자는 현직 파출소장이었다.

 

파출소장이 다른 사람도 아닌 같은 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 부하 직원들에게 현장이 발각 된 것이다.

 

경찰은 주민들을 파출소로 이동시켜 조사한 뒤 판돈이 적다는 이유로 곧바로 훈방 조치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피의자들이 말한 파출소 소장은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말만 듣고 함께 있던 경찰 당사자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

 

특히 경찰은 다음날 오전까지도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상급 기관에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고 자체 조사를 통해 피의자들을 훈방한 뒤 사건을 마무리 했다.

 

소장의 주장대로 “도박판에는 있었지만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경찰로서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지역 최일선의 치안책임을 맡은 사람이 도박판을 구경하면서 어떻게 다른 도박판을 단속할 수 있을 것인가.

 

두 손만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경찰은 정확한 진상을 밝혀 밤낮없이 땀흘리는 다른 선량한 경찰관의 피해가 없도록 국민속의 진정한‘민중의 지팡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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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근 lng653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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