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오목대] 복(福)

새해가 되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덕담이다. 이 말에는 새로운 해를 맞아 꿈과 희망을 이루라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집안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한다. 그런 다음 ‘춘련(春聯)’이라는 글귀를 문앞에 붙인다. 돈 많이 벌고 무병장수하기를 비는 축원이 대부분이다. 춘련에선 소리가 같거나 비슷한 한자를 이용한 말놀이가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게 복(福)자를 거꾸로 붙이는 것이다. 복이 뒤집힌 셈이다. 하지만 사실은 ‘복이 온다’는 뜻이다. 중국 말에서 ‘뒤집히다(倒)’와 ‘오다(到)’의 음이 같은데서 오는 재치다.

 

또 일본에서는 연말연시 동네 가게에 새해 복맞이 장식물을 잔득 쌓아 놓고 판다. 대표적인 게 ‘시메나와’다. 현관문이나 집안에 마련된 신단·불단의 위쪽에 매다는 굵은 새끼줄이다. 이 장식물은 신을 집안으로 맞아 들이기 위한 표시인 동시에 액을 막아주는 상징물이다. 현관 앞에 대나무나 소나무 가지를 세워 두는 것도 마찬가지 의미다. 이와 함께 백화점에서는 여러가지 물건을 큰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 싼 값에 파는 ‘복 주머니’를 내놓고 고객들을 유혹한다. 입춘 전날 귀신이나 도깨비 가면을 쓴 사람을 향해 “복은 들어 오고 귀신은 나가라”라고 소리치며 콩을 뿌리는 풍습도 이어져 온다.

 

한자 문화권에서 많이 쓰는 복(福)이라는 말은 ‘보일 시(示)’ 변에 ‘찰 복’자를 합한 글자다. ‘찰 복’ 자는 술이 가득한 술병의 모양이다. 신에게 제사 지낸 술을 마시고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음복(飮福)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우리 속담에 ‘복은 쌍으로 안 오고 화(禍)는 홀로 안 온다’는 말이 있다. 복 받기는 매우 어렵고 화는 연거푸 겹쳐 온다는 뜻이다. 이는 ‘신은 인류에게 한 개의 복과 두 개의 화를 분배한다’는 그리스 시인 핀다로스의 피티아 승리가와 통한다.

 

또 순자(荀子)는 ‘경자재당조자재려(慶者在堂操者在閭)’라 했다. 복의 이면에는 재화가 따르는 것이 인간 세상 일이니, 경사로운 일이 있더라도 근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좌씨전(左氏傳)에는 ‘화복무문(禍福無門)’이라 했다. 화와 복에는 따로 문이 없고 단지 사람이 스스로 불러 들이는 것이니 제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짝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