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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그들의 선택과 집중 - 임상훈

임상훈 기자(사회부)

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경제성이 있는 분야를 선택해 투자를 집중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말은 다소 잔인한 측면을 지닌다. 경제성이 없는 분야는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카드사 등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을 기업활동의 한 축으로 삼고 불량고객을 퇴출하려 노력하기도 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모금 캠페인이 완료된 가운데 도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단 세 건에 불과한 기부 실적을 보면 이들이 선택과 집중이라는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든다. 구매력 높은 우수고객을 선택해 최대한의 서비스를 집중하되 구매력이 없는 고객은 선택의 이면에 놓고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뜻이 아닌지 걱정된다는 것이다. 공동모금회에 모인 성금은 경제력이 미약한 저소득층에게 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공동모금회가 나눔과 기부의 수준을 결정하는 유일한 척도는 아니라고 반박한다. 자체적으로 소년소녀가정의 무료 캠프와 홀로노인의 도시락 배달, 사회복지시설 위문품 전달, 장애인단체와의 연계 등 다양한 형태로 사회봉사와 환원에 힘을 기울인다는 설명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벌인다는 이 같은 노력의 진정성과 양의 많고 적음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이들이 이런 활동을 벌인다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간 ‘지역의 현금을 모조리 끌어 모아 수도권으로 보낸다’, ‘대형마트 하나 들어서면 재래시장 점포 수백개가 무너진다’는 등 따가운 눈초리와 실제 이런 효과를 내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나눔과 기부의 실천에 나서기를 바랄 뿐이다.

 

설 명절이 다가올수록 어려운 이웃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다 선택과 집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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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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