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미국인 친구와 길을 가다가 상점에 들러 사과를 산 이야기란다.
"아주머니, 사과 서너개만 주세요."하는 청년의 말을 듣고, 미국인 친구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아주머니의 거동을 살피고 있는데, 아주머니는 알았다는 듯 사과 5개를 봉지에 넣어 청년에게 건네 주더란다. 사과값이 얼마냐고 묻자 아주머니는 외국인 친구를 봐서 싸게 준다면서 ×원만 달라고 했겠다. 이 때 미국인 친구는 아주머니에게 호감이 갔던지, "좀 깎아주세요"했더니 글쎄, 아주머니는 청년의 손에서 사과봉지를 빼앗아 안으로 들어가 보기 좋게 깎아가지고 나오더란다.
미국인 친구가 고개를 갸우뚱 한 것은 '어림수'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탓이요, 아주머니가 시과를 깎아다 준 것은 의사소통의 불발 탓!
'어림수'란 눈대중 ? 어림할 때(반올림, 올림, 버림) 그 우수리를 떨고 얻은 수로, 정확하게 얼마라고 말하지 않고 어림잡아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이 때의 오차는 많아야 한둘인데, '몇, 수, 기, 한, 약……'등으로 표현한다.
'몇'은 '확실하지 않고 얼마 안 되는 수효'를 일컬을 때, '몇 시, 몇 사람, 몇 해, 몇 송이'처럼 매김씨로 많이 쓴다.
'수(數)'는 '여러 ? 약간'의 뜻으로 주로 단위가 높은 말의 앞가지로 어울린다. '수백, 수천, 수만, 수억, 수조'들이 있고, '수없이, 수많은'으로 쓰이기도 한다.
'기(幾)'는 '몇 ? 얼마'의 뜻으로, '몇'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바, '기십, 기백, 기천, 기만……'들이 있다. 그렇다면 '몇 십 명'과 '수 십 명'의 차이는? '몇'은 매김씨로 , '수'는 여럿이란 뜻의 앞가지로 쓰였다. 그러니까 앞엣것은 의문이나 부정을 담아 '얼마 되지않음'을 뒤엣것은 '꽤 많음'을 실었다. '수'는 또 수개, 수일, 수삼년을 빼고는 십단위 아래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데, '수십'과 '몇 십', 곧, 십단위 넘는 말에서 같이 쓰이는 경우는 '은? 이 ? 나 ? 밖에……'등의 강조토나 꾸밈말을 갖출 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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