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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귀소(歸巢) 본능

귀소 본능이란 동물이 먼 곳에 있다가도 자기가 살던 집이나 둥지로 돌아오는 성질을 말한다. 이런 본능은 반드시 동물에게만 있는것도 아니다. 인간에게도 귀소본능은 있다.

 

어찌보면 이는 어머니의 따듯한 품안을 그리워 하는것이나 자기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과 비슷한 심리일 것이다. 특히 한국인의 귀소본능은 그 어느 민족보다 유별나다. 이런 성향은 일상적인 언어에서도 그대로 들어난다.

 

이를테면 "출입구"를 영어로는 그냥 나간다는 뜻인 "EXIT"로 나타내지만 우리는 나갔다가 되돌아온다는 뜻으로 들어올 입를 써서 "출입구"라고 한다. 다시 되돌아온다는 뜻이다. 영어는 돌아온다는 전제가 없이 그냥 나가버린다는 동작을 나타낼 뿐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란 단어도 그렇다. 엘리베이터 (elevate)란 영어의 뜻은 그냥 위로 올린다는 뜻이지만 우리는 이 말을 승강기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온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내릴강을 붙여서 승강기로 나타낸다. 우리말의 "빼닫이"는 영어로는 뺀다는 뜻의 드로워 (drawer)이지만 우리말로는 빼엇다가 다시 닫는다는 뜻에서 "빼닫이"이다.

 

서양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려는 원심지향적임에 비해 우리 한국 사람들은 가운데로 파고들려는 구심지향적이다. 그래서 미국에 이민가서 제법 돈을 벌었던 사람들도 미국생활을 접고 다시 한국으로 역이민온 경우도 상당히 많다.

 

옛날에는 조상대대로 살던 고향이 중심이요 그 조상의 선영아래 중심을 잡고 벼슬길에 나갔다가도 벼슬만 끝나면 중심으로 다시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 어제가 바로 6.25전쟁이 일어난지 58년째이다.

 

6.25전쟁 당시 17세에 참전하여 북한군으로부터 무릎에 총탄을 맞고 포로가 된 김진수(가명)씨가 북한에 억류되어 살다가 4명의 딸과 1명의 아들을 남겨두고 지난 14일 두만강을 넘어 탈북하여 중국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 많은 혈육까지 남겨둔채 북한을 탈출한 것은 그분이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해 왔던가를 짐작케 한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은 6 .25를 잊게하지만 우리의 강한 귀소본능은 지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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