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자씨 "입양은 아픔이지만 새로운 기회"
미국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는 입양 한인이 친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다.
주인공은 생후 5개월 만에 미국으로 간 코미디언 김희자(36.여.미국명 에이미 샤린 앤더스) 씨.
그는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권영건)이 주최하고 해외입양인연대(G.O.A'L)가 주관한 2008 국외입양동포 뿌리찾기 모국방문 프로그램에 참석차 8일 방한했다.
1972년생으로 나자마자 용산역에 버려진 김 씨는 행인이 발견해 용산경찰서에 넘겨졌고, 홀트아동복지회를 거쳐 걸음마도 배우기 전에 미국 미네소타에 사는 노스웨스트 항공사 직원인 부모에게 입양됐다.
그는 친부모가 남긴 정보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름도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지어 줬다. 기록에 남아 있는 것은 발견된 것이 9월1일로 갓난아기라 나자마자 버려졌을 거라는 추정뿐이다.
그의 양부모는 친아들 외에 입양아들 둘과 김 씨를 포함해 3명의 자녀를 키웠다.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친구들이 금발의 백인이고 부모도 백인인데 자신만 피부색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동양인이라 보이지 않는 차별도 받았다. 학교에서 많이 울기도 했지만 항상 양부모의 따뜻한 사랑이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
여느 입양인들처럼 김 씨도 입양된 것에 늘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9일 "어머니도 미국 내에서 입양돼 성장했기 때문에 입양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남달랐다"며 "부모가 입양기록을 보여주며 정체성을 알려줬지만 가족 중 자신만 동양인이란 것을 모를 정도로 화목하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스탠크 아이(STANK EYE)' 프로덕션 소속인 김 씨는 코미디언이면서 배우,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팔방미인이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그는 우연히 '코미디 스쿨'에 등록하면서 숨어 있는 끼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코미디언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면서이다. 이때부터 TV, 라디오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미국에서 코미디언은 대부분 아픈 체험을 유머로 승화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들이다. 입양된 것은 아픔이었지만 새로운 기회를 줬고,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김 씨는 비록 입양됐지만 타인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는 "친부모를 찾으면 가장 먼저 '난 행복하게 살아왔고 행복한 사람이며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말할 생각"이라며 "단지 자신이 왜 버려졌는지는 알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현재 싱글맘인 그는 "나도 자식을 키우다 보니 친부모를 만나도 그 처지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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