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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안학교, 전북동화중학교

학생·교사 동고동락 공동체 생활 터득…체험학습·자아탐구·심성계발·개성 교육 중점

동화중학교 학생들이 체육대회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desk@jjan.kr)

"그냥 학교 가는 것이 싫었어요. 공부도 싫었고요. 그치만 이젠 학교에 가고 싶어요. 친구들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공부만 앞세우지 않고 저를 이해해 주려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너무 좋아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김미라양(가명). 김양에게 학교라는 울타리는 감옥과 같았다. 그냥 싫었다. 특히 무엇인가를 암기해야 하는 것은 김양의 학교생활 적응을 더 힘들게 했다. 이런 김양에게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학교가 좋아졌다. 어렵기만 했던 암기도 척척 해낸다.

 

(위부터)열린음악회, 음악 줄넘기 수업, 동물농장 체험 (desk@jjan.kr)

 

김양의 이 같은 변화는 올해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연 공립대안학교 전북동화중학교(교장 박병훈)에 입학하면서부터 서서히 시작됐다.

 

일반학교 교육과정이 몸에 맞지 않아 대안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특성화교육, 자연친화적인 전인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정읍시 태인면 옛 태인여중을 리모델링해 지난 4일 개교식을 가진 동화중학교.

 

동화중학교의 교육목표는 개성과 조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특별함을 존중하고, 여럿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자연 친화적인 삶을 지향하자는 뜻이다.

 

이런 교육목표에 따라 교목은 역경 속에서도 늘 푸르고, 기품 있는 자태로 꿋꿋한 절개와 의지를 일깨워 주는 소나무로 정했다. 또 척박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자라서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희망과 사랑을 일깨워 주는 민들레는 학교를 대표하는 꽃이다.

 

철저하게 학생중심으로 운영되는 동화중에는 올해 34명이 입학했다. 서울·부산·대구·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10명의 학생이 새로운 교육환경을 찾아왔다. 도내에서는 24명이 입학했다. 올해는 1학년 밖에 없는 작은 학교지만 2012년에는 각학년별 2개반씩 모두 6개반 120명의 큰 학교가 돼 있을 것이다.

 

34명의 학생들은 월~금요일까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토요일 수업이 있는 날에는 수업을 마친 뒤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 일요일에 돌아온다. 이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교사들과 동고동락하며 공동체 생활을 익히고 있다.

 

교과외 시간에 학생들은 학교 한켠에 마련된 텃밭에서 채소를 가꾼다. 전원생활의 아름다움과 자연친화적 가치관을 터득하도록 하기 위해 학교측이 마련했다. 학생들은 또 아침과 저녁시간 오리와 닭에게 모이를 준다. 학생 1인당 1가축 기르기를 통해 아이들은 생명의 존중감과 가축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동화중학교에는 영어·수학 교사가 없다. 영어와 수학은 순회교사가 맡는다. 그 대신 학교에는 기술·가정과 과학, 음악, 미술, 체육 선생님이 있다. 이들 선생님은 자신이 맡은 교과이외에도 학생들의 자아탐구, 심성계발과 동물농장, 조리, 공예 등의 추가 업무를 담당한다.

 

박병훈 교장을 비롯한 7명의 선생님들은 앞으로 아이들에게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을 시킬 예정이다. 또 수업 개선으로 개개인의 특성과 다양성에 맞는 개별화 교육을 시키기 위해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배움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 '배움의 공동체'학습 원리를 적용한 교과를 운영한다.

 

이 같은 학교 운영방안은 궁극적으로 인성교육을 목표로 하는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서 개개인의 자아실현을 돕고, 더불어 살아가는 조화로운 인격을 형성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 학교의 이름도 서로 화합함을 의미하는 동화로 정했다.

 

박병훈 교장은 "획일적인 공교육제도에서는 상위 5% 아이들만 신경쓰고 하위 5%는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하위 5%의 아이들도 충분히 훌륭한 사람으로 성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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