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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빠른 길 놓고 돈들여 돌아가기

농촌공, 새만금방조제 기네스 도전에 용역에만 수천만원

새만금 방조제의 기네스 도전이 '오리무중'에 빠졌다.

 

기본적인 도전 절차도 모른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의 '무지' 탓이다.

 

자료 준비 과정을 제외하면, 100여만 원의 비용으로 일주일 안에 마칠 수 있는-최소한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는- 기록 도전을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이고도, 몇 달째 대행업체 '입'만 바라보고 있다.

 

새만금사업단은 지난 4월 5일 새만금 방조제를 영국 '기네스 월드 레코드'(이하 기네스)에 '세계 최장 방조제'로 등재 신청했다. 사업단 측은 기네스 본사 심사관이 현장 실사를 벌이고, 이르면 4월 안에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3일 현재 두 달이 지났지만,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행 용역을 맡은 (사)한국기록원 김덕은 원장은 "새만금방조제는 기록물 양이 방대하고, 협의할 사항이 많아 심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심사관의 현장 실사 일정은 본사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며 "기네스 인증을 받기까지 통상 3∼6개월은 걸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네스 북을 만드는 '기네스 월드 레코드' 공식 홈페이지(www.guinnessworldrecords.com)를 보면, 신청서를 제출하고 1차 답장을 받는 데 최대 4∼6주가 걸리고, 기록 심사도 비슷한 기간이 소요된다.

 

누구나 기네스 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고, 모든 도전 절차는 '무료'다.

 

기네스의 'Fast Track'(빠른 길)이라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3일 안에 도전 자격 여부-안 되면 그 이유까지도-를 통보받을 수 있다. 비용은 약 72만 원(400파운드·부가세 별도). 다음 단계인 기록 심사도 54만 원(300파운드)만 내면, 역시 3일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다.

 

'Fast Track' 서비스를 이용하면, 6일 안에도 기네스 도전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이다.

 

기록 심사관(adjudicator) 방문도 '선택 사항'일 뿐이다. 기네스 측은 "기네스에 소속된 심사관을 기록 도전 행사에 초청하면 대중과 언론의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심사관 없이도 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새만금사업단 공무팀 관계자는 "(사)한국기록원이 기네스 인증 추진 실적이 좋고, (그쪽에서) 개인이 신청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적이 별로 없다고 해서 지난 1월 용역을 의뢰했다"며 "정확한 계약금을 밝힐 수 없지만, 인증 심사비와 영문 번역비, 자료 제작비, 영국 출장비 등 1500만 원(기자가 물은 최소 비용) 가지고는 (기네스 도전은)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네스 등재에 성공하면 (사)한국기록원에 성공 보수를 별도로 지급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은 '누가 도전하고, 어떻게 도전하며, 무엇으로 기록을 측정하고, 왜 도전하는지 등을 7000자(알파벳) 이내로 구체적으로 작성하라'는 기네스 기록 도전의 표준 매뉴얼조차 몰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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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goodpe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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