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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대주그룹 지에스건설(주) 대표이사

침체된 지역 건설업계 활로 찾기…사업 다각화·안정적 수익구조를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시 공세지구 현장사무소에서 만난 박영석 대주그룹지에스건설(주) 대표이사가 피오레 아파트 성공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사람들의 뇌리 속에 박영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유종근 전 도지사 비서실장이다. 그리고 그를 아는 지인들의 기억 속에 박영석은 '정치인'이자, '의리 있는 사람'이다.

 

고향을 떠난 지 10여년이 흐른 지금 그는 건설인(대주그룹 지에스건설(주) 대표이사)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전북일보가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시 공세지구 현장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주택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2000세대에 이르는 '대주 피오레' 아파트 1~2단지를 성공시킨 일화를 듣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의 성공신화를 통해 침체된 전북건설의 활로를 찾아보기 위해서다.

 

 

2006년 97%라는 높은 분양률을 기록했던 대주 피오레 아파트. 지에스건설의 모회사였던 대주건설이 시공을 맡았었다. 하지만 2009년 대주건설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이 아파트의 성공을 장담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한 때 '쓰레기 아파트'라는 오명까지 들어야 했다.

 

계약해지 등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인해 분양률이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런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대주 피오레를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명품 아파트로 만들었다. 분양률도 73%까지 끌어올렸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오랜 만에 고향 분들을 지면으로 만나는 것 같은데요.

 

▲반갑습니다. 전주에 어머니와 형제들이 살고 있어 자주 왕래를 했었지만 공식적으로는 처음 인사를 드립니다. 영광입니다. LH유치 실패로 마음고생이 많은데 힘을 보태지 못해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은 한 가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실패한 사람은 매사에 남의 탓만 하고, 성공한 사람은 항상 미래를 계획한다고 합니다. 이번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전북의 미래를 위해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경기도 용인 공세지구 대주 피오레 아파트 성공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공세지구는 회사 핵심 사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모기업인 대주건설의 세무조사, 금융권 퇴출, 글로벌 금융위기, 주택시장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금융지원 차단으로 공사 중단 위기에 처했고, 주택가격 급락으로 계약자의 원성이 극에 달했습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계약자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내 직원들도 모두 반대했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계약자를 만나면 맞아 죽는다'며 만류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성실함과 진심으로 2000여명의 계약자들과 끊임없는 마라톤 대화를 통해 윈-윈을 호소했습니다. 불신으로 가득했던 계약자들이 점차 진정성을 알아주더군요. 계약자들에게 분양가를 할인해주는 방법으로 32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선을 다해 아파트를 지었습니다. 지금은 입주민들이 저를 보면 오히려 고맙다고들 말합니다.

 

-대주 피오레 아파트를 보면 공원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인데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집중 현상으로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아파트는 편리함만큼 많은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공간이 폐쇄적이고, 자연친화적이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그로 인해 비염, 아토피 등 질병들이 많이 발생하고, 자살률도 급증했다고 생각합니다. 피오레는 수도권에서 보기 드물게 건폐율이 14%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지 내 녹지공간이 전체의 55%를 차지합니다. 도로를 포함하면 86%가 녹지공간입니다. 이는 폐쇄적이었던 아파트가 자연친화적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앞으로 아파트는 편리성과 자연의 전원적인 형태를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합니다. 특히 지방은 땅값이 수도권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녹지공간의 비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업이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특히 전북은 공공공사 물량 급감으로 상당히 어렵습니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로또복권처럼 입찰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정부 발주공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수도권 진출 등을 통해 사업지역을 넓히고, 건설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해야 합니다. 또 지속적인 특허와 기술개발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있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가 있을 때마다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시 정치를 시작할 생각이 있는지요.

 

▲고향발전을 위해 저의 다양한 경험들을 활용해 헌신 봉사할 각오는 돼 있습니다만 아직은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습니다. 만약 기회가 주어져 정치를 한다면 지역민에게 존경받고, 자랑스러운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정치인은 정치를 시작할 때 했던 약속을 소중히 지켜나가는 신의와 지지해준 시민들에게 무한 책임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치의 풍향계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성 정치인보다 무엇인가를 먼저 찾아 해결하는 서민정치인, 경제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전북이 낙후됐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까요.

 

▲진취적인 사고와 화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LH 유치과정에서 보듯이 우리는 좋게 얘기하면 착하다고 할까요. 치열하게 자기 몫을 챙기는데 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진주는 일괄 이전 주장하는데 전북은 분산배치를 주장한 것부터 잘못됐습니다. 주공이 토공보다 자산규모가 크니까 진주로 일괄 이전해야 한다고 경남에서 주장하고, 정치적 여건도 불리한 상황에서 냉철히 상황을 인정하고, 전략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유치 실패는 전략과 유치 당위성 부족에다 지역적 차별, 정치적 한계가 드러낸 실패인 것입니다. 이런 실패는 저 자신부터 우리 전북의 지도층에서 있는 사람들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하고, 일이 터질 때만 보여주는 식의 책임회피성 변명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주요 현안을 상식적으로 논의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협의체를 상설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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