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분수대 수 년째 가동 중단…생태공원 관리 소홀…주변 상가 개점휴업
진안 8경(景)중의 하나인 용담호가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잃어가고 있다.
랜드마크 역할을 해야 할 고사분수대는 수 년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고, 휴식과 함께 체험학습을 지원할 자연생태공원은 관리 소홀로 흉물화 되어가는 등 관광객들을 끌만한 메리트가 없어서다.
이로 인해 수변구역에 시설돼 있는 휴게소 및 쉼터 상당수가 폐점위기에 놓이는 등 수몰민들의 경제기대치에 찬물만 끼얹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930㎢ 규모의 유역을 자랑하는 용담호는 200만 전북도민의 식수원 등 공급을 위해 지난 2001년 진안 용담면 월계리에 전국에서 5번째로 큰 다목적댐을 조성하면서 생겨났다. 댐 건설로 1개읍 5개면 67개 마을 2864세대(1만2616명)가 수몰의 애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 대가로 건립된 게 용담댐이며,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용담호 주변에 고사분수대, 자연생태공원, 휴게소 및 쉼터 등이 조성됐다.
하지만 막대한 혈세를 들인 이들 시설들은 근시안적인 탁상행정과 관리 부재 등으로 제기능을 못한 채 10년 가까이 애물단지로 방치돼 있다.
용담댐 건립과 함께 관광객들의 휴식공간 및 학습장 제공을 목적으로 조성한 자연생태공원이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 수십억원을 들여 댐 좌안을 따라 3km 구간에 산책로를 개설하고, 그 주변에 관상목 등 3000여 그루의 수목을 식재했다. 수몰지에서 발굴된 고인돌 유적까지 옮겼다.
그러나 아름드리 벚나무 대부분은 고사돼 뼈대만 앙상할 뿐더러 산책로는 수풀이 우겨져 섬뜩한 느낌마저 주고, 도로변에는 잡목과 넝쿨이 우거져 이 곳이 정말 생태공원인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또한 용담호 월포대교 인근에 2005년 40억원을 들여 설치한 동양 최대규모의 고사분수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설치된 지 1년만인 2006년부터 물 부족과 월 1000만원이 넘는 전기료 부담 때문에 7년째 가동이 중단되면서 거대 호수 한 가운데 철제구조물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이란 예측이 보기좋게 빗나갔고, 타 시·군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2002년 주천면 대불리 운장산 등산로 1만3090㎡에 건립된 유스호스텔도 10년이 지나도록 개장조차 못하고 있는 신세가 되는 등 용담호 주변에 조성된 모든 관광인프라 시설이 사실상'개점휴업'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용담호를 찾는 관광객도 많지 않고, 이는 결국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용담호 주변 곳곳에 설치된 휴게소 및 쉼터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개소당 5억1000만원을 들인 8개소 가운데 3개소가 아예 장사가 안돼 문을 닫거나 타용도로 전환됐고, 그나마 운영되고 있는 5개소도 경영난 압박에 언제 폐업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 수몰민은"땅을 내어준 대가가 이런 것이냐.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관계당국들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면서"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용담호 주변의 관광 인프라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며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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