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아닌 보온 목적이면 구매 뒤 후회 안 해…진짜 양털인지 확인 필요
유행을 따르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연예인들 패션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또래 집단에서 유행하는 아이템을 사기만 하면 됐다. 그 때만 해도 유행이라 해봤자 한 번에 한 두가지, 또 그 유행이 지속되는 기간도 꽤 길었으니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각자의 개성이 중요하다'를 강조하는 시대. 거기에 여러가지 유행이 서로 공존하다보니 어느 장단을 맞춰야 할지 고민 된다. 특히 어그부츠 처럼 이미 수 년전 유행했지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아이템들을 보면 그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질 것. 과연 어그는 이제라도 사야하는 아이템일까? 아니면 다른 아이템으로 눈을 돌려야 할까?
어그(UGG)는 원래 양털로 내피를 대신한 부츠를 만든 한 브랜드 이름이다. 호주에서 100% 양가죽과 양털을 이용하여 방한 목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던 것이다. 1978년 호주의 어린 서퍼였던 브라이언 스미스(Brian Smith)가 이 양털부츠를 호주에서 미국으로 가져가 캘리포니아 해변 윈드 서퍼들에게 처음 소개 했는데 이 때 유명세를 얻었다. 양의 가죽으로 만든 고급부츠이지만, 모양이 못생겼다고 해서 영어의 '어글리(Ugly)'를 줄여 '어그'라 부르게 된 것이다. 지금은 브랜드 이름이지만 양털로 된 신발은 모두 어그 부츠로 통용하고 있다.
호주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것은 1970년, 우리나라에서 어그 부츠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헐리우드 배우들이 어그를 신은 모습이 자주 노출되고 우리나라의 패셔니스타들도 해외 구매를 통해(우리나라에 정식 수입 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어그를 구입하게 된 것이 시초다. 이후 어그의 인기는 유아부터 임산부까지 순식간에 퍼졌다. 그런데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 어그 부츠라는 것이 모양 자체가 투박하다. 디자인이 많이 바뀌고 가미되기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투박한 모습 자체를 멋으로 생각해 오리지널 디자인이 가장 인기다. 이렇다 보니 앞집에 언니도, 같은 반 친구도 모두 같은 신발을 신게 되는 기묘한 모습이 연출 됐다. 초반에는 색 또한 베이지나 검은색 제품이 대부분이여서 이 현상은 더욱 심했다.
우리나라에 어그가 들어온 지 거의 10년이 됐고 이제 브랜드도 많아지고 가격대도 다양해 졌다. 색상이나 디자인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아직도 어그를 구매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은 많다. 2000년 초반 어그 이전에 유행한 버켄스탁(코르크 소재의 바닥으로 된 샌들 형식의 여름신발로 큰 인기를 모았다.)이 몇 년 유행하고 사라진 것처럼 어그의 유행도 금방 끝날 거라 예측했다. 조금 늦은 패션리더들은 구매를 포기 했지만 금방 사라질 것 같았던 어그 부츠는 지금까지도 겨울이 되면 회자되고 있다.
예전처럼 너도나도 신는 신발은 아니지만 어그가 지금까지 유행할 수 있는 것은 그 본연의 의도 '따뜻함'때문이 아닐까. 디자인만 보고 신발을 구매했다면 금방 질리거나 다른 것을 찾았겠지만 따뜻함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어느 것보다 따뜻한 신발을 찾는다면 어그 부츠는 지금이라도, 아니 10년이 지나서라도 구매해야 하는 신발이다. 요즘은 진짜 양털이 아닌 낮은 가격대에 맞춘 합성섬유로 된 제품도 있으니 진짜 양털 확인은 필수. 또한 물에 약하기 때문에 눈이나 비가 올 때는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 몇몇 브랜드에서 나오는 양털부츠 중에는 염색이 빠지거나 물이 묻으면 딱딱해 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니 미리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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