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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거리 만드는 '환경파수꾼'

진안 구암마을노인회, 9년간 사랑의 싸리비 기증

진안의 한 노인회 어르신들이 10년 가까이 겨우내 직접 만든 싸리비를 공공기관에 전달해 오고 있어 세밑 정을 두텁게 하고 있다.

 

진안 주천면 구암마을 노인회(회장 고영성·67)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 '깨끗한 주변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진안을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는 의미에서 시작한 사랑의 싸리비 전달이 올해로 9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2002년 겨울철, 소일거리와 함께 뭔가 의미있는 일을 찾던 이들 어르신들에게 주변 야산에 널려있는 싸리나무는 반짝이는 아이템이 됐다.

 

이때부터 이들 20여명의 어르신들은 한 겨울 농한기 때마다 마을 경로당에 모여 직접 베어 온 싸리나무를 모아 손수 싸리비 제작에 나서기 시작한 것.

 

"소실적 만들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제작에 나섰지만,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굽은 손마디로 (나무)가시에 찔려가며 싸리나무를 엮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고영성 회장은 전한다.

 

고 회장은 하지만 "이렇게 만든 싸리비가 남을 위해 쓰여질 수 있다는 뿌듯함에 힘든 줄은 몰랐다"면서 "몸이 허락하는 한 싸리비를 계속 만들어가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9년동안 이렇게 만들어진 싸리비는 무려 2500여개. 올해 제작된 300개의 싸리비는 이달 13일 군청과 경찰서, 한전, 교육청 등 진안 관내 10개 기관에 전달됐다. 전달된 사랑의 싸리비는 이들 기관 관계자들의 손에 의해 깨끗한 거리를 만드는 환경 파수꾼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달식에서 고영성 회장은 "물질과 풍요가 발달한 현대사회에 싸리비가 큰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겨울철 농한기 한가한 틈을 이용해 시나브로 만든 싸리비를 쓰는 기관과 가정에 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이어 "노인회원들의 마음을 담은 만큼 지역 기관에 찾아오는 민원인들에게 내 집에 온 듯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쓰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덧붙여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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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문 sandak7@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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