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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운 이어나가 좋은 작품 쓰겠다"

동화 당선소감

▲ 김근혜, 1975년 순천 출생, 독서 지도사

4학년 1반 교실 뒤에는 귀퉁이가 떨어진 나간 자그마한 책장이 앉은뱅이처럼 놓여 있었습니다. 책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책은 몇 권되지 않았습니다. 책은 아이들의 손길을 전혀 받지 못해 늙어갈 뿐이었습니다.

 

담임은 시력이 나빴습니다. 그래서 맨 뒷자리에 앉는 것은 일종의 복권 당첨이었습니다. 소녀는 앉은뱅이 책장을 배경으로 선생님의 눈을 피해 책을 읽었습니다. 몰래한 책읽기는 소녀가 저지른 최초의 일탈이었습니다.

 

책 많은 집에서 사는 게 소원이 되었고 소설가가 되겠다며 순정소설을 써서 혼자 키득거렸습니다. 소녀는 작가를 꿈꾸며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후로 많은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책 보다 돈을 좋아하게 되고, 순정 소설을 쓰는 것 보다 스케줄 짜는 일에 시간을 더 투자하면서 꿈은 저만큼 멀어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묻어 두었던 꿈단지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주저 없이 동화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읽어 주지 않을 것 같던 제 글에 생명을 넣어 준 박정희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따끔하면서도 애정 어린 도움을 준 행글행글(행복한 글읽기, 행복한 글쓰기) 글벗 전은희, 이순미, 조현순, 황희정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도와 준 남편과 금쪽 같은 아들 민석, 시부모님, 친정 식구들 그리고 저를 아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기운 이대로 이어나가 더 좋은 작품을 쓰는 동화작가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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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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