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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구둑

"금강(錦江)…. 높이 솟구친 갈재와 지리산 두 산의 산협 물을 받아 가지고 장수로 진안으로 무주로 이렇게 역류하는 게 금강의 남쪽 줄기다. 그 놈이 조치원을 지나면 거기서 비로서 오래두고 찾던 남쪽 줄기와 마주 만난다. 백마강은 공주 곰나루에서 부터 시작하여 백제 흥망의 꿈자취를 더듬어 흐른다. 예서부터가 옳게 금강이다. 형은 서서남으로 빗밋이 충청 전라 양도의 접경을 골타고 흐른다. 이로 부터서 물은 조수까지 휩쓸려 더욱 흐리나 그득하니 벅차고 강넓이가 훨씬 퍼진 게 제법 양양하다. 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군산시 임피면에서 태어난 작가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첫 머리다. 중간 중간 떼어 길게 인용한 것은 남한에서 세번째 긴 금강을 잘 표현한 압권이기 때문이다.

 

당서(唐書)에 금강은 웅진강(熊津江)이라 기록하고 있다. 금(錦)은 원어 곰(熊)의 사음(寫音)이다. 금강은 3개의 큰 담수호를 품고 있다. 1980년 대전의 신탄진 부근에 건설한 대청댐과 2001년 진안에 들어선 용담댐, 그리고 1990년 완공한 금강하구둑이 그것이다.

 

이 중 금강하구둑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전북 군산시 성산면을 연결하는 1841m의 방조제와 20개의 배수갑문으로 되어 있다. 수자원 확보와 금강 상류지역의 홍수조절, 염해 방지, 관광개발을 위해 건설한 것이다. 총 저수량은 1억3800만 톤이며 전북과 충남에 연간 3억4000만 톤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뱃길로 오가던 군산-서천간 교통이 개선됐고 관광산업 발전 효과도 크다.

 

그런데 최근 전북과 충남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다. 서천군이 2009년부터 서천측 하구둑 인근에 80만톤의 토사가 쌓여 수질이 나빠지고 생태계가 훼손됐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하구둑 일부 200m쯤을 철거해 기수역(汽水域·강물과 바닷물이 접하는 지역)을 복원하자는 주장이다.

 

이같은 해수유통에 대해 군산 익산 김제시 등은 농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저지대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용역실시 결과도 부정적이다.

 

그러자 충남도는 영산강 낙동강지역 자치단체와 3대강 해수유통협의회를 구성, 대선공약으로 추진할 움직임이다. 물 분쟁이 이웃간 선린관계를 해치지 않았으면 한다.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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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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