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상 K-water 전북본부 시설관리팀장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9월 15일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예측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한 결과 우리나라에 초유의 정전사태가 빚어졌다. 이처럼 삶의 근간이 되는 에너지 사용량은 늘어만 가는데 공급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무작정 값싼 에너지를 개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값싼 에너지로 인식되어 온 원자력발전 대신,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청정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화석연료와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을 깨달은 여러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재생에너지를 정책적으로 확대해 왔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나 햇빛·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말하는데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연료전지, 해양에너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중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분야에서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현저히 부족함에 따라 정부는 2010년 3월에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법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을 제정하고 국내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그린홈 100만 호 보급사업, 신재생에너지설치 의무화제도,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RPS)제도 등 여러 제도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요 발전사업자 13개 기관에 총발전량의 2%~10%를 신재생에너지로 의무 공급하도록 규정한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화 제도에 따라 K-water 및 한국수력원자력 등 주요 공공기관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지속 확대해 가고 있다.
K-water는 조력, 소수력, 풍력,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소를 지속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18일 완주군에 위치한 고산정수장 건물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상업발전을 개시하였다. 고산정수장 태양광발전소의 시설용량은 507kW로 연간 546MWh로, 이는 약 200세대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기사용량으로 36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어린 소나무 약 10만 그루를 심는 효과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및 개발 정책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에너지절약 노력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제5차 전력수급계획(2011, 지식경제부)에서는 1인당 전력소비량은 지난 80년 859kWh/년에서 09년 8092kWh/년으로 9배 증가하였으나 공급설비는 80년 9391MW에서 09년 73,470MW로 약 8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도의 산업화를 통해 선진국에 근접한 생활 수준까지 왔으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절약하는 문화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필자의 평소 생활습관을 봐도 그렇다. 일상생활에서 에너지절약을 위해 내 몸을 희생시킨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더우면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틀고, 추우면 더울 정도로 보일러를 돌린다. 집안에서 전기를 아끼려고 불필요한 전등을 소등한 적이 없고, 가전제품을 살 때 에너지효율 등급보다는 가격과 디자인만을 중시했다.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절약하는 국민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더욱 값진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노력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값진 선물로 되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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