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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셈법

중동에서 한 사람이 낙타 17마리를 남기고 죽었다. 그는 세 아들에게 유언을 남겼다. 큰 아들에게는 절반을 두째에게는 3분의 1을 막내한테는 9분의 1을 갖도록 했다. 단 한마리도 죽이지 말라는 단서를 달았다. 세 아들이 아버지의 유언대로 낙타를 나눠 갖고 싶어도 계산이 안 되었다. 세 아들이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풀 수 없었다. 한마리가 부족해 나눌 묘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침 낙타를 갖고 지나가던 행복한 바보란 별명을 가진 나스레딘(Nasredin)이 이 이야기를 듣고 낙타 한마리를 이들 형제에 줬다. 모두 18마리가 되었다. 큰 아들은 절반인 9마리를 가졌고 둘째는 6마리 막내는 2마리를 가졌다. 9마리 6마리 두마리를 합하면 17마리가 된다. 3형제는 싸우지 않고 낙타를 나눴다. 나머지 한마리는 원래 나스레딘이 준 낙타였기 때문에 나스레딘이 가져갔다.

 

사실 심리적으로 한마리를 그냥 주었다는 마음을 품지 못하면 그 누구도 이 난해한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나스레딘의 바보셈법은 더 귀하고 위대하다. 지금 정치권이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입만 쳐다 보고 있다.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이 날개 돋친듯이 팔려나가고 SBS의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 그의 지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안풍이 전국을 강타한 바람에 새누리당 대권 경선과 민주당 경선이 동네잔치로 전락,쪽을 못 펴고 있다.

 

보수 쪽 언론과 박근혜 등 여야 주자들이 흠집내기에 혈안이 돼 있지만 그의 지지도는 폭염마냥 꺾일줄 모른다. 국민들이 나스레딘과 같은 그의 바보셈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지지율 50%인 그가 5% 밖에 안돼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찾아가 1시간만에 양보했다. 그 짧은 시간 역사에 남을 만한 결단을 내렸다. 50%를 가진 이가 겨우 5%인 사람에게 양보한 것은 상상을 초월한 이상한 셈법이다.

 

안철수바이러스가 경영난에 처할 때 세계 최대 바이러스 백신 회사인 맥아피(현 내셔널어소시에이츠)가 1천만 달러에 매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제의를 단호히 거절했다. "상업적 이익만을 따지는 외국 기업에 회사를 팔면 가족 직원 우리나라 고객 모두가 피해를 본다"고 했다. 안철수의 셈법은 확실히 이상하다. 그의 셈법이 어떤 식으로 대선판을 이끌지 주목된다. 백성일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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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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