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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좀먹는 5대 폭력 척결

김호태 전주 완산경찰서 강력5팀장

   
 
 

"따르릉~~ 따르릉~~"

 

이른 아침부터 사무실 전화벨 소리가 요란스럽게도 울려댄다.

 

연일 계속되는 야근으로 지쳐가는 심신을 달래려 뜨거운 커피를 한 잔 들이키던 필자는 커피 잔을 내던지고 팀원들에게 소리친다.

 

"출동이다!! 장비들 챙겨서 ㅇㅇ장 목욕탕으로!!"

 

신고내용은 시내 한 목욕탕에 험악한 인상의 조폭들이 온 몸의 문신을 드러내놓고 모여 있다는 것. 가뜩이나 불경기로 시름하는 주인 입장에서는 조폭들 때문에 슬금슬금 자리를 떠나는 손님들을 보면 제 살이 떨어져나가는 고통일 것이다.

 

현장에 바람같이 도착하여 약간의 실랑이 끝에 ㅇㅇ파 조직원들을 입건하고 즉시 해산시켰다. 5대 폭력과의 전쟁이 선포된 지 한 달여 째. 20년째 조직폭력 전담팀장을 맡고 있는 필자의 하루 일과는 여지없이 이렇게 시작된다.

 

우리 경찰에서는 6월 20일부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조직폭력·갈취폭력·주취폭력·성폭력·학교폭력 등 5대 폭력범죄를 척결하기 위한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중점 단속 대상은 △합법적 사업을 가장한 기업형 및 불법업소 운영 조직폭력 △영세상가·응급실 등 다중 이용시설에서의 상습적인 주취폭력 △불법채권추심 및 재래시장·노점상 등 서민대상 갈취폭력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폭력 △일진 등 불량서클에 의한 조직적·상습적 학교폭력이다.

 

5대 폭력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9조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와 한국의 폭력사범이 미국의 2배, 일본의 12배 수준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25년여를 경찰에 몸담고 있는 필자도 아연 긴장이 된다.

 

술만 먹으면 가족들을 두들겨 패고 동네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던 전과 60범의 주폭, 사창가를 운영하며 성매매여성들의 화대를 갈취한 조직폭력배,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던 주부에게 씻을 수 없는 가슴의 상처를 준 성폭행범 등등….

 

그 동안 필자 등이 잡아들여 엄정한 법의 처벌을 받게 한 사람들의 면면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를 좀 먹는 5대 폭력 척결에 매진하는 우리 경찰에게 많은 국민들이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물론 최근 몇 건의 미숙한 업무처리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우리 경찰은 이러한 국민들의 응원과 채찍질을 먹고 산다.

 

5대 폭력 척결은 결코 경찰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밉던 곱던 당신과 자녀들의 안전을 지켜줄 경찰을 믿고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가족들과의 달콤한 휴가도 제쳐두고 오늘도 야간 잠복을 나가는 필자와 팀원들의 지친 발걸음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5대 폭력 척결을 위한 경찰의 외롭고 힘든 투쟁을 굳게 믿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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