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1 21:25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어머니의 노트

▲ 최 송 림 전주 상아유치원 원장
모든 것이 그러하겠지만 자녀 교육만큼 중요한게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녀 교육에 열성적이고 조바심을 낸다. 책을 사서 보기도 하고 자녀를 '이곳 저곳'으로 보내 '이것 저것'을 배우게 한다. 그러나 자녀교육 원칙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사랑하고, 자녀가 나이에 알맞은 교육을 받도록 돕는 것이다. 이 원칙은 너무 평범해서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필자의 오랜 경험에 의하면 이 원칙을 모르는 부모도 더러 있고, 알아도 실천하는 부모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의 유치원에는 자녀교육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부모 정기모임이 있다. 참석률이 아주 높다. 한번 시작되면 1년 동안 계속되는데, 자녀가 세 명인 어떤 학부모는 10년을 개근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이 모임에서 책을 읽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필자의 강의를 듣기도 한다. 모임을 만들어 복습을 함께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요즈음 심심치않게 할머니가 된 옛날 학부모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내용은 대개 두 가지다. 하나는 손자를 필자의 유치원에 넣어야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자 키우는 방법을 배우려는 것이다. 어떤 학부모는 손자가 3개월 밖에 안 되었는데 손자 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해달라고 한다. 직접 유치원으로 찾아오는 학부모도 있다.

 

유치원을 졸업한 어떤 아이가 성장해 대학을 졸업하고 누구나 선망하는 직장에 취직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얼마안돼 결혼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또 얼마 안돼 아기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기 엄마가 된 것이다. 아기 엄마는 전주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아기 엄마는 아기를 잘 기르기 위해 안정적이고 봉급이 높은 직장을 휴직했다. 그 아기 엄마는 서점에서 이 책 저 책을 사서 읽고 또 친정어머니와 상의했다. 친정어머니는 필자의 유치원에서 3∼4년 동안 공부모임에 참가하면서 자녀 교육에 대해 꾸준히 공부를 한 멋있는 엄마였다. 딸이 아기를 잘 기르고 싶어서 어떤 책을 참고해야 될지 모른다고 친정어머니에게 하소연을 했던 것 같다. 친정어머니가 필자에게 하는 말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웠는지 생각이 안나요. 그래서 딸아이와 함께 요즈음 좋다는 책 많이 읽어 봤어요. 그런데 말이죠. 원장님과 같이 공부했던 때의 노트를 보니까 거기에 모든 말이 잘 정리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 노트를 딸에게 줬어요!"

 

자녀 교육의 원칙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다.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자녀의 발달에 맞게 교육을 돕는 것이다. 주위 사람에게 휘둘리거나 인기 있는 책이나 강좌에 솔깃할 일이 아니다. 부모가 중심을 잡고 한결 같이 노력하면 자녀가 훌륭하게 될 것이다. 덧붙이자면, EBS방송의 교육프로그램은 믿을만하고 훌륭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