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 교수
대선 후보들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소외된 계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여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복지정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자천주(孔子穿珠)'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의미로, 공자가 길옆에서 뽕잎을 따던 한 시골 아낙네의 지혜를 빌어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에서 유래된 말이다. 부연하면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진나라를 지나갈 때 어느 고을에 들어갔다가 학정을 일삼던 고을 수령 양호(陽虎)로 오해받아 주민들에게 감금됐다. 심지어 분노가 극에 달했던 마을 사람들은 공자를 양호로 착각, 죽이려고 했다. 공자가 양호와 얼굴이 꼭 닮았던 모양이다. 공자의 제자들이 오해를 풀기 위해 설득하자 그 고을의 촌장은 '그렇게 유명하고 학문이 뛰어난 공자라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수께끼를 풀어낼 경우 살려주겠다고 하였다. 수수께끼는 구멍이 일직선으로 나지 않고 아홉 구비나 구부러진 유리구슬에 실을 꿰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자와 그 제자들이 아무리 궁리를 해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궁즉통'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자 일행이 그 고을에 들어가기 전에 만난 한 시골 아낙네의 지혜를 빌어 마을 촌장이 내준 수수께끼를 풀고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다.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은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라는 의미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수많은 핑크빛 공약을 제시했다.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철학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자세와 의지, 서민의 행복권 추구 등 후보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유권자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대선 후보가 내세운 공약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정책결정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조정·결정하고, 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법이나 조례 등을 제정하는 것이다. 이같은 의미에서 정책결정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대통령이 가져야 할 정책철학은 공공정책의 본질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권·생존권·행복권 등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가치판단과 이념 및 윤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후보가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국민의 이익과 지역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인가, 더 나아가 어떤 후보가 국민과 진심으로 소통해 서로 공감대를 잘 형성하고 국정을 잘 이끌어나갈 후보인가를 구별하는 지혜와 혜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무엇보다 서민의 삶이 풍성할 있도록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어느 한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음과 양이 잘 조화된 멋진 그림을 모든 국민들에게 안겨주는 정책을 이행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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