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2009년부터 필자가 지도하고 추천한 제자들 여러 명도 장학생이 되어 장학금 수혜를 받았다. 그런데 2011년엔 7명 지원자중 단 1명만 장학금을 받았을 뿐이다. 그리고 이번 발표에선 단 1명도 장학생에 선발되지 못했다. 필자의 제자뿐 아니라 문학분야 장학생이 아예 없게된 것이다.
문학분야 장학생 씨가 마른 것은 심사위원들이 남발 운운하여 진흥재단측에서 자격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예총산하 10개 분야중 2012년도 중앙부처 주최' 및 '4년제대학 주최 전국대회 1~3위 수상자'라야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는 것. 수를 줄이는 대신 장학금 액수가 늘긴 했지만, 필자는 그 강화된 자격 요건이 이해되지 않는다. 중앙부처 주최 학생대상공모전은 농림수산식품부(재능기부활동수기공모전), 지식경제부(전국편지쓰기대회) 등 아주 드물게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20년 넘게 글쓰기 지도를 해오는 동안 그런 대회에서 수상자를 더러 내기도 했다. 아주 드문 참가 기회와 수상의 어려움 등 강화된 요건은, 그러나 문예분야 장학생을 아예 선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밖에 없다. 그런 우려는 이번 심사결과 현실로 나타났다.
더욱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다. 이 지방자치시대에 심사기준을 왜 중앙부처나 협회 주최에 매달리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군산세계철새축제전국백일장이라든가 환경의날기념전국백일장 등 군산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또 군산시장이나 군산시의회 의장이 준 상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이번에 탈락된 제자는 필자뿐 아니라 전라북도가 알아주는 재원이다. 목정문화재단이 주최한 전북고교생백일장과 전주문화방송의 혼불학생문학상 등에서 장원을 수상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물살리기공모전, 김유정기억하기 전국문예작품공모전 등 1등인 최우수상이나 장원을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라도 진흥재단의 장학사업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함일 것이다. 최소한 애들 울리는 진흥재단이 되어선 안될 것이다. 상 받고 뛸듯이 기뻐하는 제자들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무참히 꺾는 장학생 선발이 안되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상이 남발되면 권위를 떨어뜨리지만, 장학금은 그게 아니다. 많이 줄수록 좋은 게 아닌가? 진흥재단은 중앙부처나 중앙협회 따위 '터무니없는' 요건에 매이지 말고 어느 지역 주최든 '전국대회 1~3위 수상자'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탄력적으로 심사에 임했으면 한다. 대학의 경우도 4년제로 국한하지말고 전문대를 포함한 전 대학 1~3위 수상자로 확대해야 맞다. 이미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에 바란다'라는 글을 통해 불합리한 점들을 지적, 개선하길 촉구한 바 있는데도 2년 연속 진흥재단의 예·체능분야 장학생 선발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서다.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에 묻고 싶다. 그렇듯 문학분야 장학생을 전혀 없게 심사하니 만족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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