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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소독, 풍년 농사의 시작

▲ 박선화 전북도농업기술원 현장지원국장
속담에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라는 말이 있다. 농업에서 떡잎은 종자를 의미할 것이다. 건전하지 못한 종자는 건전한 종자보다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도 수확이 감소할 수 있다. 최근 못자리와 본논에서 발생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는 키다리병 역시 종자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급종이 종자소독 없이 보급되기 때문에 더욱 종자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키다리병은 곰팡이(Gibberella fujikuroi)에 의해 발생하며, 정상묘보다 초장이 두배나 길어져서 쓰러지거나 출수가 되지 않고 말라 죽는 병으로 품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수량까지 감소하는 병이다. 키다리병은 꽃에서 감염돼 종자를 통해 전염되는 병으로 최근 발생면적이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2012년 전국적으로 13만9000ha(전북 2만8000ha로 전국의 약 20%)가 발생해 우리 도 벼재배면적의 약 20% 정도의 발병필지율을 보였다.

 

키다리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균이나 상처가 없는 건전한 종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종자소독이다. 종자소독은 키다리병뿐만 아니라 벼의 수량과 직접 관계가 있는 도열병, 세균성벼알마름병, 깨씨무늬병, 벼잎선충 등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볍씨로 전염되는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한 병해충방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키다리병 예방을 위한 종자소독은 일반소독법과 친환경소독법이 있다. 일반 소독법은 프로클로라즈(스포탁 등)+플루디옥소닐 2000배액(물 20ℓ에 약 10ml)에 30℃에서 36~48시간 소독하거나, 프로클로라즈(스포탁 등) 유제 2000배액+테부코나졸 4,000배액 30℃에서 36~48시간 침지소독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특히 온도와 시간을 잘 지켜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친환경종자 소독법은 유기재배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화학적인 약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소독을 해야 한다. 친환경소독법은 뜨거운 물에 볍씨를 담가 일정시간이 지난 후 찬물에 볍씨를 담그는 온탕침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온탕침법은 정선된 마른 볍씨를 60℃온수에 10분간 또는 65℃온수에 7분간 담가 소독하는 방법으로 온탕소독이 끝나면 볍씨를 곧바로 꺼내어 찬물에 넣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물의 온도를 정한 수준으로 맞추어 놓더라도 볍씨를 담그는 그 순간부터 온도가 내려가므로 절대 많은 종자를 한꺼번에 담그지 말고 5~10㎏정도의 볍씨를 그물망에 넣어 물속에서 저어가면서 담가야 볍씨 내부까지 수온이 전달되어 소독효과가 크다. 이때 물의 양은 종자량의 10~20배 정도가 적당하다.

 

이러한 종자소독 방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키다리병 발생이 점차 줄어야하지만 발생이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알면서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온도, 시간, 약제 등 이미 효과가 검증된 내용을 정확하게만 지킨다면 키다리병 등 종자에서 오는 병해충 피해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알면서 또는 몰라서 발생하는 잘못된 방법으로 인한 손해는 농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러한 점을 바로잡기 위해 농업기술원을 비롯한 농업기관들은 농민들에 대한 지도와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현장기술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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