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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인성교육의 폐해

▲ 양복규 명예교육학박사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밤사이에 국내·외의 사정이 궁금하여 신문을 펼치거나 TV를 켜고 뉴스를 보게 된다. 뉴스 내용인즉 살인·강도·성폭행·인권유린 심지어 전직 대통령아들이 해외로 불법자금을 도피시켰다는 등 끔찍한 사연들로 점철된 반면 미담가화 등 희망적인 내용은 찾기 어렵다.

 

우국지사들의 한결같은 논리를 집약하면 사회의 정의가 바로서지 못하고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은 교육의 실책이 큰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를테면 일부 중학교에서는 윤리·도덕시간을 20시간씩 줄이고 대학수능에 절대적인 국·영·수학을 50시간씩 늘리고 있으니 인성교육은 허울뿐이다. 그러기에 학생들이 시비를 분별하지 못하고 자유분방하게 되자 이제는 초·중학생들을 정신진찰을 하기에 이르고 있다.

 

교사들이 제자들에게 생활지도는 고사하고 욕설은 물론 폭행까지 당하는 교권침해 사례가 2009년에 1500건이었던 것이 2012년에는 8000건에 근접할 정도로 심각해지자 아예 교직을 떠나는 숫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수업시간에 잠자고 있는 학생을 깨울 경우 인권운운하면서 대들기 때문에 방치하기 일쑤라고 한다. 학생권과 교권이 부딪칠 경우에는 교권이 불이익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개화기 이전까지는 7~8세가 되면 '소학(小學)'을 가르치고 다음에 '대학(大學)'을 가르치어 인격을 함양한다. '소학'은 청소에서부터 연령에 알맞은 가사를 배우면서 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대인관계의 예법과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친구에게 신의를 지키는 방법을 배워 시비곡직을 스스로 판단케하므로서 패가망신의 도탄에 빠지지 않는다. 공자의 제자 가운데 수제자인 증자(曾子)가 외출한 사이에 그의 어머님은 베를 짜고 있었는데 이웃집 아주머니가 와서 "증자가 과원된 배를 타고 물을 건너다가 배가 침몰 되어 죽었다"고 하자 "그런 과원된 배를 탈 아이가 아니다"면서 베를 짜고 있을 때 연속하여 두 사람이 똑같은 이야기를 할 때마다 증자 어머니는 처음과 같은 대답으로 일관하고 계속하여 베를 짜고 있었는데 석양에 증자는 무사히 귀가하여 "배가 정원이 넘어서 타지 않고 돌아서 오다보니 늦었다"고 하였다.

 

인성교육이 부실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식욕·성욕·물욕·권욕 등 5욕에 함락하여 헤어나지 못하면서도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척한 것이 더욱 가관이 아닐 수 없다.

 

묘목을 키울 때에도 비·바람에 흔들려서 삐뚤어져 크지 않도록 세 개의 받침목을 세워 곧게 크도록 한 것과 같이 사람도 어렸을 때에 당근과 채찍으로 가르치라는 것이 선현들의 교훈이다. 윤리나 도덕교육 없이 무작정 왕자나 공주같이 길러서 대학 등 고등교육만 받은 폐해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자 정부에서나 일부 기업에서는 일정한 비율 내에서 고교졸업자를 선발하고 있다. 물론 고학력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인성교육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망이 촘촘하더라도 그 사이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범법행위를 할 수 있기에 각자가 판단하여 자제하라는 것으로 '소학' 등을 가르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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