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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진화 '탄소도시'

▲ 강현직 언론인·협성대 교수
도시의 진화는 무한하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로 또 첨단화로, 도시에서 정치를 하고 도시에 문화를 입히고 경제를 살려 부를 창출하고 산업을 유치하여 일자리를 만들고…도시의 변화와 진화는 상상을 넘어선다. 도시가 도시를 품고 도시는 그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

 

사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 "연속성의 시대에는 어제의 것이 내일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의 시대에는 경제의 선두주자로서 신사업이 등장하고 기술에 있어서도 어제의 것을 강화하는 것은 내일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경영학 교수이자 경영상담사로 널리 알려진 피터 드러커가 '경영 키워드'에서 강조한 말이다, 드러커는 미래를 위해 혁신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현재를 위해 혁신하라고 주문한다.

 

기업들이 신수종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미래 먹거리와 안정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150년 전통의 핀란드 기업 노키아는 1865년 제지회사로 시작해 타이어 등 고무제품·텔레비전·컴퓨터를 제작해오다 1990년대 경영 위기 상황에서 과감히 휴대전화사업에 뛰어든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사업을 버리고 통신 인프라 장비 부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필사적이다. 소비재 위주 기업이었던 삼성이 반도체와 휴대전화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정유 사업이 주력이었던 SK 역시 정보통신업에 뛰어 들어 기업을 크게 성장시켰다. 전주에 탄소섬유 공장을 세운 효성 역시 탄소산업을 미래 수종으로 선택하고 과감한 변화와 투자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이다. 즉 기업의 혁신과 도시의 진화가 가장 모범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낸 걸작인 셈이다.

 

전통문화도시 이미지로 관광과 전통의류-식품-공예 등과 영화영상산업, 일부 기계부품산업에 불과했던 전주에 '탄소산업육성' 구상은 혁신과 도전, 모험 그 자체였다. 도시 진화, 도시 성장을 위한 투 트랙을 선택한 것이다. 최근 GS칼텍스도 신성장동력으로 탄소섬유산업에 진출하며 전주를 선택했다. 전주가 국내 탄소산업의 메카로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확충을 위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탄소산업은 선진 각국과 많은 기업들이 서로 진출하려고 시도하는 산업이다. 탄소섬유는 강철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에 달해 용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항공기, 자동차, 선박의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고 스포츠, 레저 분야와 최근에는 토목과 건설에도 사용되고 있다. 석유를 탄소섬유로 만들면 부가가치가 23배 올라가고 이를 항공기에 적용하면 230배의 수익이 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앞으로 전주의 탄소산업 요람에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입주해 도시의 성장사를 쓸지 두고 볼일이다.

 

진화론의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종이 강한 종이 아니고 또 똑똑한 종도 아니다. 이는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다"라고 설파했다. 전통과 첨단산업을 함께 아우르며 빠르게 진화하는 전주의 변화가 어디까지 갈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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