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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

"행정 경험·인적 네트워크 활용, 지역발전 새 역할 계획"

▲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지난 1일 도청 집무실에서 30여년간의 공직생활 소회와 향후 계획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30여년 열정을 바쳤던 공직을 떠난다. 지난달 11일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규정에 따라 대통령 재가 절차를 거쳐 퇴임은 이달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중앙부처와 전북을 오가며 두루 행정경험을 쌓았고, 전북도 행정부지사직은 지난해 9월 4일 취임 이후 1년 2개월 가량 수행했다.

 

부지사직은 비록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이전에 전북도 자치행정국장과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터라 행정업무를 꿰뚫어 도정을 무난하게 이끌었고, 중앙과의 가교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오후 전북도청 집무실에서 박 부지사를 만나 공직생활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 지난해 행정부지사로 취임하면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도정,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창의적인 도정'을 강조했는데, 그 성과를 평가한다면.

 

"아는 만큼, 그리고 관심을 갖는 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행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현장에 접근, 주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행정을 펼칠 것을 주문했고 성과도 있었다고 봅니다. 저 스스로도 중앙과의 소통을 위해 신발이 닳도록 뛰어다녔습니다. 하지만 정작 행사일정이 많아서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난해 부지사로 취임하면서 직원들과 스스럼 없는 호프미팅 자리를 자주 마련할 계획이었는데, 생각만큼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 중앙부처에서의 행정경험도 적지 않습니다. 도내 자치단체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중앙을 상대로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을 꼽는다면.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치열하게 지역의 논리를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막연한 지역균형발전 주장보다는 지역개발 사업에 대한 논리를 개발해서 예산배정의 타당성을 갖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도내 자치단체는 지금껏 이런 부분이 다소 미흡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부의 재정여건이 좋지 않고, 전북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지역낙후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지역 낙후와 균형발전 주장만으로는 중앙에서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현 정부에서 지향하는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일도 필요합니다. 이같은 측면에서 전북도의 작은영화관과 완주군의 로컬푸드 사업은 모범적인 사례라고 봅니다."

 

- 그렇다면 새만금사업 외에 미래 전북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 지.

 

"지역 현안 가운데 새만금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미래 전북발전을 위한 '포스트 새만금'은 시작됐고,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생물산업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김제의 종자산업, 그리고 농촌진흥청이 들어서는 전북혁신도시의 농생명 인프라 등을 연계해서 전북을 농생명 산업의 수도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신재생에너지와 탄소산업, 융복합신소재, 기계·자동차, 문화·관광산업도 전북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분야입니다. 이같은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가 이어진다면 향후 전북발전에 탄탄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 30여년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보다 예비대회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던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초 축제 태동기에 개념과 성격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았다가 정읍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다시 첫 행사가 열린 2001년 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았습니다. 첫 잔칫상을 차리기까지 어려움이 정말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습니다. 또 지난해 새로운 새만금특별법 제정을 이뤄낸 일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불가능한 일 같았지만 대선 정국, 지역의 여야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역량을 모아서 이뤄낸 결실에 개인적으로 비록 큰 역할은 아니더라도 참여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 공직생활에서의 소회와 후배 공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개인적으로 인복이 참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상사와 동료·후배들이 잘 이끌어주고 받쳐줘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특히 공직생활을 고향에서 부지사로 마무리 할 수 있게 해 준 도민들과 주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공직자의 기본 덕목은 청렴입니다. 또 소통과 공감행정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작 주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이 특정 정책에 동의는 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공감할 수 있는 행정이 되어야 하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통에 노력해야 합니다. 또 저 자신은 정책을 결정할 때 '진정으로 주민을 위하는 것인가, 원칙에 맞는가, 미래 지향적인가'등 3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후배 공직자들도 이런 부분을 참고했으면 합니다."

 

- 정년을 1년8개월 가량 앞두고 명예퇴직을 결정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 단체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지사직 퇴임 후 계획은.

 

"30여년간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쌓은 행정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지역발전에 기여할 때라고 판단해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고향과 전북발전을 위해 새로운 길을 찾을 생각입니다."

 

-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중앙에서 볼 때 전북인은 다른 지역 주민에 비해 진취적인 기상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물론 예전보다 많이 변화했지만 아직도 긍정적인 마인드와 진취적인 기상이 타지역에 비해 부족해 보입니다. 지역의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도민들의 역량을 총결집해서 추진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도민들의 의식변화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공직자로서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도와주고 성원해 주신 도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박성일 행정부지사는

 

- 중앙·지방 공직 30년, 정부와 가교 역 충실

 

퇴임을 앞둔 박성일(58)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완주군 화산면 출신이다.

 

전주고와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제23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 정읍시 부시장과 전북도 문화관광국장·자치행정국장·경제통상실장·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 중앙에서 행정안전부 정보화기획관과 감사관·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지난해 9월 초 전북도 행정부지사로 자리를 옮겼다.

 

30여년 동안 중앙과 지역을 오가며 역량을 발휘했고, 전북도 행정부지사로 재직하면서는 도민들과의 소통에 힘쓰면서 중앙정부와의 가교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평소 신중하고 꼼꼼한 일처리로 공직사회의 신망이 두텁다.

 

취미는 바둑과 등산이다. 대학 시절부터 흥미를 둔 바둑은 아마 3단의 수준에 올랐고,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 한달에 한 두번씩은 꼭 산을 찾는다.

 

박 부지사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퇴임 후 전북도 및 중앙에서 쌓은 행정경험과 노하우·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고향인 완주군 지역 단체장 출마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지사는 어릴적 고향에서 면사무소 직원으로 근무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공직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법과대학에 다니면서도 사법시험이 아닌 행정고시를 준비한 이유다. 이제 부친보다 활동 폭을 넓혀 지역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겠다는 게 박 부지사의 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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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kimjp@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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