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2009년부터‘상수도 전면개량을 통한 맑은 물 공급사업’을 진행했다. 2006년 기준으로 전주시의 유수율은 61.3%로 전국 평균 83.5%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유수율 61.3%’라는 것은 수도관을 통해 낭비되는 수돗물이 38.7%라는 것이다. 이것을 좀 더 구체화하면 2012년도 전주시의 상수도 요금 부과액 650억여 원 중 38.7%인 약 250억 원이 땅속으로 허비된다는 것이다.
전주시는 전국 평균 유수율을 목표로 3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9년에 공사를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1436억원의 예산으로 2009년 3월에 시작해 2014년 3월에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예산부족으로 공사기간은 30개월이 늘어났고 덩달아 예산도 176억 원이 증액됐다. 사업기간은 2016년 12월까지로 연장됐고, 사업비는 1612억 원으로 증액됐다. 사업비 중 특별회계는 721억, 일반회계는 400억, 지방채는 491억이다. 이 중 2013년까지 특별회계는 457억원, 일반회계는 150억원, 지방채는 490억 원을 지출하여 약 60%에 이르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특별회계는 연차적으로 지출하면 되고 지방채는 목표액을 모두 지출했다. 문제는 일반회계에 있다.
사업의 연속성과 기간 내 완공을 위해서는 일반회계에서 250억 원을 지원해야 하는데 전주시의 재정 여건상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5년 동안 일반회계는 150억 원을 지출했는데 향후 2년간 250억 원을 지출하기가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상수도 전면개량을 통한 맑은 물 공급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전주시의 재정이 어렵다는 것이지만, 한편으론 전주시의 재정계획이 현실적으로 가능했는가와 집행부의 의지 문제 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상수도 사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에 관심이 적을 수 있지만 시민들의 건강이나 예산 절감에는 아주 중요한 사업이다. 예를 들면 현재 전면 개량된 50개 블록의 유수율은 85%이상으로 약 33억 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보이고 있고, ‘상수도 전면개량을 통한 맑은 물 공급사업’이 끝나면 약 90~100억원의 원수 대금을 절감할 수 있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상수도 전면개량을 통한 맑은 물 공급사업’은 빚을 내서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 재정적으로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돈은 날아다니고 있는데 잡지 않고 있는 꼴이다.
그동안 필자는 이를 전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했고, 예산부서에도 끊임없이 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역설하였으나 내년 예산은 약 30억 원이 편성됐다. 한정된 예산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집행부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나, 눈에 보이지 않는 사업이라고 당초 계획된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것은 책임성이 결여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안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다. 전주시는 곧 개회될 2013년 전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을 전액 ‘상수도 전면개량을 통한 맑은 물 공급사업’으로 수정예산으로 올리는 안을 비롯해 향후 예산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주시민에 알려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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