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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출사표를 던져라

▲ 엄철호 익산본부장
올해 최대 정치이벤트인 6·4 지방선거가 ‘예열’을 시작했다. 후보자들의 출사표가 언론에 연일 오르내린다.

 

날만 궂으면 도지는 신경통처럼 선거철만 되면 난무하는게 출사표인지라 그냥 지나치려 했으나 요즘의 출사표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너무 한심해 한마디 훈수한다.

 

바둑에서 자기가 놓은 돌이 자기 수를 줄여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자충수’라고 말한다.

 

수를 내기 위해 심사숙고해 둔다는 것이 스스로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어 자멸을 초래하는 경우다.

 

반면에 ‘훈수’는 바둑을 구경하던 제 삼자가 끼어들어 미처 생각지 못한 수를 가르쳐 주는 행위다. 상대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얄미로울 수가 없지만 그것이 진정한 훈수이고 묘수이니 그 누가 훈수를 마다하지 않겠는가.

 

출사표는 본래 군대를 출동시키면서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일컫는다. 촉의 제갈공명이 위나라를 치기 위해 떠나면서 황제에게 표(表)를 올린데서 비롯된 것으로 구구절절 충언으로 가득찼다. 그동안 살아온 내력과 전쟁에 자신이 나가야 하는 이유, 그리고 각오 등 비장함을 담았고, 나라를 다스리는 바른 길이 무엇인지도 적었다.

 

그러나 요즘 한 고을을 다스리겠다거나 통치행위에 대한 감시 견제기능을 하겠다고 나선 몇몇의 출사표를 보면 냅다 내던질뿐 정책과 미래비전은 뒷전이다.

 

도통 정열 같은 것을 엿볼수 없고 아예 ‘다 나가는데 나라고 못 나갈소냐’는 식이다. 무얼 보고 자신의 됨됨이를 판단하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한술 더 떠 한심한 출사표도 있다. 너무 승부에 매몰돼 물고 뜯고 흠집내기 등 오직 경쟁후보 헐뜯기다.

 

물론 경쟁후보의 최대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불가피할지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출사표는 퇴행적 행태로 오히려 자충수가 되어 외면받고 등을 돌리게 한다는것을 지적한다.

 

도가 지나친 네거티브와 이전투구의 출사표로는 유권자 마음을 좀처럼 사로잡을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겉으로는 지역발전을 위하고 정치쇄신과 개혁을 내세우면서도 정치적 소신과 철학이 없는 나만의 출사표는 이젠 그만 사라졌으면 한다.

 

오직 인신공격 수준의 비방만을 앞세운 출사표가 당신들이 입만 열면 외쳤던 새정치 출사표는 아니지 않는가.

 

제발 출사표에 익산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정책과 비전을 담아 유권자들이 제대로 비교 평가할수 있도록 하라.

 

자신의 정치적인 비전을 정확하게 내놓고 평가받겠다는 자세로 접근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

 

덧붙여 지금의 익산사회가 처한 상황은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전 진흙탕 싸움이나 즐기고 있을 정도로 한가롭지 않다.

 

날로 높아가는 시민의식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숙원사업 해결, 청년 일자리 및 고령화 사회 대비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이 한둘이 아니다.

 

과거에 누가 더 잘못했느냐를 가리기보다 당장의 고달픈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할 사람이 누군지를 시민들은 알고 싶어한다.

 

시민들은 과거보다 현재 자신의 삶과 미래에 더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가슴속 깊게 새겨 누가 더 준비됐고 신뢰할수 있는지를 출사표에 담아주길 주문한다.

 

지금처럼 지역사회 분열과 혼란,반목을 부추기는 네거티브 출사표가 아니라 정책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확실한 출사표를 통해 정정당당한 승부에 나서야한다는것을 훈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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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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