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특색 살린 상품 인기, 사회공헌기금 조성 적극 / 내년 해외 송금 서비스 시작…금융사기 예방 주력
1960년대와 70년대 초반, 농업에 종사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리채로 인한 어려움을 기억할 것이다. 고리채가 기승을 부리던 1969년 농협은 상호금융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1961년 농협이 창립되고, 이후 53년이 지나는 동안 농촌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농협의 상호금융 사업도 해마다 달라지는 농촌과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한편, 금융기관으로서 경쟁력을 키우며 성장해왔다.
지난 10일 한-중 FTA가 타결되면서 농촌을 지켜온 농민들은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농촌은 농산물 수입개방과 가격 하락,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농·축협의 상호금융사업을 총괄 지원하는 전북 출신 김문규 농협중앙회 상무 겸 상호금융지원본부장을 만나 농협 상호금융이 농촌과 농업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들어봤다. 특히, 농협 상호금융이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서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향후 각오도 들어봤다.
-먼저 상호금융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쉽게말해 농협 상호금융은 지역 농·축협의 금융사업을 지칭합니다. 전국 지역 농·축협의 금융업무 지도 및 지원하고, 농·축협 여유자금 운용 등의 업무를 상호금융본부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호금융은 조합원간 상호 자금융통을 통해 자금의 부족과 잉여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상호부조적 금융을 말합니다. 농협의 상호금융은 1969년 당시 농민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었던 고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고, 결과적으로 농촌지역의 사채의존도와 금리를 큰 폭으로 낮추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1980~90년대를 지나며 지역 농·축협 금융사업은 발전 기반을 갖추게 됐고, 영농자금이나 농가부채대책 등 정책자금을 농가에 연결해주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자부합니다. 농협 상호금융은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을 통해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 지역 농·축협 금융사업 지원을 강화할 수 있게됐습니다.”
-그러면 요즘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지역 농·축협은 농산물의 생산·유통을 지원하고 농촌 지도사업과 복지사업 등을 펼치고 있고, 상호금융 사업은 이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상호금융지원본부에서는 현장에 맞는 경영개선방안을 제시하고 건전성 관리에 힘써 농·축협의 건전경영과 상호금융 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역 농·축협의 금융사업 지원을 위한 상호금융 조직은 1969년 7월 시작해 올해로 만 45년이 됐습니다. 처음 150개 조합에서 시범실시됐던 상호금융 업무가 현재는 전국 1156개 농·축협, 4572개 지점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말 현재, 예금규모는 243조원, 대출규모는 166조원으로 예금과 대출 합계가 400조원이 넘는 국내 유일의 금융기관입니다. 상호금융지원본부에서는 2011년도부터 농·축협을 직접 방문해 소위 ‘현장컨설팅’을 실시중입니다. 경영컨설팅 담당팀은 지역 농·축협을 직접 방문해 해당 농·축협의 재무구조를 분석하고 맞춤 처방전을 제시하는데, 조합 경영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지역 농·축협은 시중은행과는 달리 신용도가 다소 낮은 농업인 등 서민들이 주된 대출 고객이어서 연체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때문에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과 관련 지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말 현재, 연체채권 비율이 2.98%로 전년 동기(3.70%)에 비해 0.72%p나 줄었습니다. 이는 상호금융권(수협,신협,산림조합)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제1금융권(은행) 수준에 근접한 수치입니다.”
-일반 고객의 입장에서는 금융신상품 개발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고 농협이 가진 특색을 살린 상품들을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반영해 개발한‘참좋은행복설계통장’을 예로들면, 출시해 영업한지 97일만에 판매액 2조원, 판매좌수 30만좌를 달성했습니다. 중소 자영업자 등을 위한 혜택을 담은‘사장님성공대출’이나, 도시와 농촌의 부모와 자녀를 이어주고 가족구성원 간 금융거래시 혜택을 주는‘도농사랑가족통장’등도 농협의 특색을 살린 상품으로 인기몰이중 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 상품도 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출시된 농협행복통장은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공익상품으로 1조6997억원 판매를 통해 13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해 지역사회 나눔에 뜻 깊게 쓰인 바 있습니다. 올해는‘지역 대표 금융기관’답게 판매금액의 일부를 지역사회로 환원하는‘지역사랑나눔예·적금’을 지난 10월에 출시했습니다.”
-직접 금융기관 창구를 찾아 거래하는 대면거래의 비중이 전체 거래의 10% 내외 밖에 안 될 정도로 e금융의 비중이 커졌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금융거래의 양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농·축협의 e금융 고객은 지난달말 기준 955만 1000명이고 이 중 스마트뱅킹 고객도 328만명에 달합니다. 농협은 올해 안전하고 편리한 e금융 거래를 위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했고, ‘나만의 은행주소’, ‘피싱가드’ 등으로 e-금융사고 예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뱅킹 이용자가 손쉽게 우리 농축산물 등을 주문·결제할 수 있는 ‘NH바로바로’ 앱 등을 개발, 유통과 금융이 결합된 농협만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안목은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그에 맞게 전문적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그동안 지역 농·축협에서 외화환전은 가능했지만 해외로 돈을 송금 할 수는 없었기에 농촌의 많은 다문화가정과 외국근로자들이 모국으로 돈을 송금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을 찾아 군이나 시지역으로 나가야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려고 우리는 계속 정부에 건의했고,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서 상호금융권 최초로‘연간 3만 달러 한도로 농·축협에서의 해외송금을 허용’방안을 발표, 농협은 이제 내년 1월부터 외화 송금서비스를 제공 할 예정입니다. 물론, 최근들어 금융사기 피해 예방에 주력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을만큼 중요한 일입니다.”
● 김문규 상무·상호금융지원본부장은 요직 두루거친 '정통 농협맨', 전북 농업인 대변 창구 역할
김문규 농협중앙회 상무(57)는 익산 용동 출신으로 이리남중, 강경사고를 거쳐 농협대학교를 졸업했다.
전북에서는 농협중앙회 무주군지부장, 지역본부 부본부장,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을 지냈다.
지난해 6월 NH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한데이어, 올1월 농협중앙회 상무로 영전했다.
전북 출신으로는 황의영 전 상무 이래 3년만에 중앙회 상무가 탄생, 도내 농업인이나 조합장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대변하는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중앙회 상무로서 상호금융지원본부장을 맡은 지도 벌써 1년이 돼간다"며 “상호금융 사업은 농·축협이 농업인들에게 원활하게 자금지원과 융통을 할 수 있도록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하는데, 경제상황과 제도적 여건 등 경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는 농협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금융사업의 기본으로 돌아가려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쉼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농업인에게 혜택을 주는 금융, 좋은 상품과 서비스가 있고 그리고 고객이 만족하는 금융, 안전하고 건실한 금융을 추구한 덕에 올 한 해 많은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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