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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소서] 더위·장마 시작…여름 꽃 여왕 장미 절정

소서는 양력 7월 7일경으로 24절기 가운데 열한 번째 절기다. 올해는 바로 오늘이 소서(小暑)다. 하지와 대서 사이에 들어 있으며, 우주 태양의 황경(黃經)이 105°로서 이 무렵이 되면 본격적으로 더운 날씨가 시작되는 절기다.

 

‘소서’는 ‘작은 더위’라는 뜻이 담긴 한자어로, 이즈음에는 우리나라에 장마 전선이 오랫동안 자리를 잡기 때문에 습도가 높아져 장마철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고려사(高麗史)> 에 따르면 소서는 6월의 절기로 이 무렵의 15일을 5일씩 3후(候)로 나누었는데, 초 후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중 후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살며, 말 후에는 매가 새를 잡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옛날 농가에서는 장마철에 무너지기 쉬운 논둑, 넘치기 쉬운 논물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습도가 높아지면서 많이 발생하는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농약을 치고, 비가 오지 않는 날에는 그동안 부쩍 자란 잡초를 없애기 위해 김매기를 하느라 농부들의 일손은 계속 바빴다. 그러나 요즈음은 다양한 제초제와 각종 기계를 많이 사용하여, 옛날보다 손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이 절기는 밤꽃이 만발하여 짙은 향을 내뿜는 때다. 나무 중에서 꽃향기가 짙은 것은 천리향과 만리향(금목서)이다. 그렇지만 코를 강하게 자극한다는 면에서는 밤꽃을 따르지 못한다. 예부터 오죽하면 밤꽃 냄새를 맡은 과부가 바람나는 때라고 했겠는가! 한편 밤꽃은 밤 꿀을 생산하는 유일한 밀원이기도 하다. 양봉업자에게는 밤꽃이 피는 계절은 즐거운 철이다.

 

소서의 절기는 삼복(三伏)의 절기가 걸쳐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에 따르면 <사기(史記)> 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다. 그 정황으로 보아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된 속설로 추측된다고 한다.

 

하지를 기점으로 하여 세 번째 경일(庚日)을 초복, 네 번째 경일을 중복, 그리고 입추(立秋)부터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고 하며, 이들을 삼복이라 한다. 이 절기는 일 년 중 가장 더위가 심한 때다.

 

이 무렵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로서 밀과 보리 감자 등을 수확한 뒤라 먹을거리가 풍부한 시기다. 또한, 채소와 과일들이 풍성해지며, 특히 밭에 심은 오이·참외·수박·가지·호박 등을 통틀어 원두(園頭)라 한다.

 

소서를 지나면 이내 더위의 절정인 삼복이 다가온다. 무더위 속에서 농사일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보양식이 절실한 시기다. 더위를 이기려 산간계곡을 찾아 보신탕, 삼계탕 같은 음식으로 보신하기도 하지만 이 시기의 대표적인 보양식은 바로 민어다. 예부터 민어는 궁중의 진상품이었다. 또한, 조기, 새우가 더불어 서해의 삼대 어류로 꼽는다.

 

소서 즈음이면 봄꽃은 자취를 감추고 장미가 절정을 이룬다. 염천의 태양을 머금고 피어나는 장미는 화려하고 강렬해 가히 여름 꽃의 여왕이라 할 것 같다. 장미는 모양도 아름답고 은은한 향기도 일품이지만 가시가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흔히 아름다운 여인을 장미에 비유하는 것은 장미 가시에 얽힌 전설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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