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모두 노력한 결실, 감개무량…자랑스러워"
“아직도 감개무량합니다. 졸업 50주년 행사를 함께 만든 친구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졸업 50주년 기념행사를 치러낸 진안초 54회 이규환 동창회장의 말이다. 이 회장은 지난 1966년 진안초를 졸업했다. 모교 105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졸업 5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해 동문 선후배로부터 폭풍 칭찬을 받았다. 어떤 선배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 전국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이 행사는 지난 20일 모교 교정에서 있었다.
행사 전 대부분의 친구들은 “기억마저 아련한 초등학교 시절의 동창 모임이 삶의 파고 안에서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느냐. 넉넉지 못하고, 바쁘고, 건강이 안 따라주는데 친구가 무슨 소용이냐”라며 부정적으로 입을 모았었다.
하지만 이규환 회장은 60대를 인생의 마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고 규정짓고 이를 ‘만남의 의미’로 전파했다. 50년 전 인생 걸음마를 시작하면서 첫 배움터에서 만난 친구들을, 새로운 출발점인 60대에 다시 만난다는 건 작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친구들이 이에 공감했다.
마음이 움직이자 친구들은 너나없이 앞장서서 스스로 연락책을 자임했다. 이렇게 해서 4개 반 283명의 졸업 친구 중 125명이 모교 교정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제자들이 벌여놓은 조촐한 잔치에 꼭 나와 주십시오”라는 간곡한 부탁으로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 은사님들을 5명이나 모셨다. 그 중 6학년3반 담임이던 주경의 선생님을 대표 은사로 모셔 ‘오심(五心)’이란 주제의 토막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날 이 회장은 주경의 선생님으로부터 두 가지의 감사 인사를 받았다. 한 가지는 “행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공적인 인사. 다른 하나는 “내가 투병 중일 때 10년 넘게 값진 보약을 계속 보내줘 건강해질 수 있었다. 이규환 회장은 제자이기도 하지만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다. 늘 고마웠다”는 사적인 인사다.
남몰래 다른 사람을 챙기는 성품의 이 회장은 쑥스럽게도 이날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런 인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50주년 행사에 대해 “본인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겸손하게도 모든 공로를 친구들에게 돌리면서 “이번 행사는 이상문 추진위원장, 동창회장단, 역대 동창회장단 등이 전적으로 협조하고 모든 친구들이 노력한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단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럭키금성에 입사했다가 (주)건보식품에 들어가 7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전북한방산업추진기획단 자문위원, 전북애향운동본부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원광대 한의학전문대학원 박사과정에 늦깎이로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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