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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재자연화 중요하다

송하엽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 송하엽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
낙동강은 수중보 설치 후 수년 동안 많은 물고기들이 폐사하였다. 현재는 더 이상 폐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강에는 죽을 물고기가 없기 때문이다. 바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1970년대부터 바다에 콘크리트 인공어초를 1조원 이상 집어넣었다. 그러나 콘크리트 독성 때문에 바닷속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강과 바다 모두 다 물속이 보이지 않는다고 무분별하게 콘크리트 덩이를 집어넣은 결과다.

 

수중보와 콘크리트 둑은 홍수에 대비하는 수위조절은 잘 할지 모르지만, 수위조절하다가 수질관리에 실패했다. 고질적인 홍수는 콘크리트 둑이 아니라 재방의 높이와 홍수 이후 진흙이 쉽게 빠지게 하는 구조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 홍수 관리에도 콘크리트 수중보와 둑만이 아닌 다른 방법이 필요한 이유다. 홍수 때의 수위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상시의 수질관리다.

 

수질관리를 위해서는 수중보를 걷어내고 하천은 재자연화를 해야 한다. 개발의 시대에 집과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해 퍼냈던 하천바닥으로 인해 생태계가 한 번 죽었다면 수중보 이후의 하천은 수명연장을 위한 인공호흡기를 떼어 낸 상황과 같다.

 

하천을 재자연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천의 바닥과 천변에 진흙과 돌이 가득하게 만들어야 한다. 개발을 위해 없어진 자연스레 놓여 있던 돌과 같은 수마석을 콘트리트 대신 넣어야 한다. 건강한 퇴적은 수위를 조절한답시고 목을 치는 것과 같은 모양의 콘트리트 보가 아니라 자연스레 바닥과 천변에 놓일 수마석에 의해 일어난다. 좀 무거운 수마석은 자리를 잡고 가벼운 돌은 물에 흘러가 적절한 곳에 퇴적이 되면서 그 사이에 퇴적이 일어나 수초가 자라고 송사리가 돌아오고 하천도 인공호흡기를 떼내며 자신만의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강의 노들섬을 보면 용산과 노들섬 사이는 퇴적이 일어나 유람선이 갈 수가 없다. 노들섬을 만들기 이전 1950년대에는 용산과 노들섬은 모래톱으로 이어진 강변이었다. 억지로 콘크리트로 둔치를 만들어서 용산과 분리해도 퇴적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두 개의 섬으로 되었던 밤섬도 퇴적으로 인해 하나의 섬이 될 정도니 말이다. 람사르 늪으로 보호되는 밤섬에만 백로가 날아든다. 사람이 가지 않아 철새가 텃새가 되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재자연화의 모델로 역할을 하기 위해 보호해야 한다. 강의 호흡은 자연적 퇴적과 침식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거대한 흐름에 거스르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스스로 복원될 수 있도록 촉진을 도와주는 것일 뿐… 재자연화가 중요한 이유다.

 

대다수 하천의 호안을 구성하는 인공호안을 자연형 하천과 자연호안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인공호안의 자연화를 통해 하천의 관리와 유지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며 새로운 관광 자원의 역할을 하는 자연 경관을 복원할 수 있다. 호안의 자연화가 수해에 대한 대응에 부적절하다거나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충분히 흙, 모래, 돌, 풀, 나무와 같은 자연의 재료가 콘크리트를 대체할 수 있고 오히려 자연형 하천이 생태적인 건강성을 향상시키고 친수성을 증진하면서도 치수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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