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간단체가 지난 겨울방학 동안 초·중·고생을 모집해 실시한 필리핀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의 부모들이 지난 22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고소장을 접수, 경찰과 교육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학생 인권 조례가 제정되고, 학교 내의 어떠한 교육적 체벌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 요즘 교육계 현실인 것을 고려할 때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사건이 벌어졌다. 정식 교사도 ‘사랑의 회초리’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해진 교육 현실을 비웃듯 저질러진 폭언과 폭행사건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경찰과 교육당국은 한 점 의혹이 일지 않도록 엄중하게 조사, 처리해야 한다.
문제의 필리핀 어학연수는 지난해 9월 전북도로부터 비영리단체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J모 포럼이 지난 1월 1일부터 한달간 실시한 프로그램으로 초중고 학생 28명이 참여했다. 필리핀 현지에서 영어와 수학, 체육 수업이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한 명당 230~240만원을 부담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학부모들은 “어학연수에 참가한 아이들이 인솔교사로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며 “쓰레기를 잘못 버렸다는 등의 사소한 이유로 상습적인 폭행과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들은 아이들은 연수기간 내내 한국에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며 참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인솔교사로부터 폭행 당한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지난 8일 병원을 찾았는데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또 연수 내용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수학 과목은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하고, 상당수 학생들이 감기에 걸려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도 학부모들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수에 다녀온 뒤 피부병과 비염, 잇몸질환을 호소한 학생도 있다고 했다.
이번 민간단체 해외어학연수 폭언 폭력 사건은 경찰의 진상 조사를 통해 명백히 들어날 것이지만, 현지에 있었던 단체의 A이사가 “해당 인솔자가 일방적인 폭력이 아니라 일종의 체벌을 행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보면, 폭력 행위 자체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민간의 학생 해외연수 프로그램 진행은 자유다. 그러나 법인 등록 3개월만에 진행한 초보 해외연수프로그램에 대한 사전 점검은 필요하지 않았을까. 문제가 발생하면 법인취소하면 그만인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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