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5.8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경주 지진이 발생한 후 여진이 계속되면서 내진대책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지진피해는 건축물 붕괴와 이로 인한 대규모 인명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물 내진보강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에 따라 전북교육청도 학교 시설물 내진보강 계획을 세웠으나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 청소년들의 집단 공간인 학교가 지진에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예산 때문에 내진보강이 미뤄져서는 안 될 일이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내진보강이 필요한 도내 초·중·고교 건물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대상 건물 2493동의 82.4%인 2055동에 달한다. 학교급별로 내진보강이 필요한 건물은 초등학교가 전체 1231동 가운데 1049동(85.2%), 중학교는 549동 중 457동(83.2%), 고교 680동 중 527동(77.5%), 특수학교는 33동 가운데 22동(66.7%)으로 나타났다. 전북교육청은 이들 학교 건물 내진보강에 모두 2725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이 올해 세운 내진보강 예산은 33개 학교 109억 원에 불과했다.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예산을 늘려 해마다 150억 원씩을 편성해 학교 건물 내진보강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렇더라도 전체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은 오는 2034년께나 겨우 완료할 수 있다. 사업 완료까지는 18년이 걸리는 셈이다. 그나마 재정여건을 고려하면 전북교육청이 매년 150억원의 내진보강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물론, 내진보강이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5년 12월 기준 국내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의 내진성능 확보율은 33%며, 준공된 전체 건축물 기준 확보율은 6.8%에 불과하다. 전북지역 역시 내진설계 의무대상 건물 중 60%가 기준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지역 자치단체의 공공시설물의 경우도 내진의 사각지대에 있다. 모두 379곳에 1218억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연간 10억원대의 투자에 그치고 있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되면서 정부도 내진설계 의무대상을 확대하고, 기존 건축물의 내진보강을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재원 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대규모 인명피해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할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예산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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