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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환자를 속이는 건 범죄행위다

전북대병원이 수술 환자의 몸 속에 수술용 칼의 부러진 조각을 남겨둔 채 봉합한 사실이 뒤늦게 들통나 물의를 빚었다. 수술 과정에서 부러진 칼 조각을 곧바로 찾지 못한 채 그대로 봉합한 사실을 환자에게 숨기고 있다가 몇 일 후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자 제거 수술을 한 것이다.

 

60대인 환자 배모씨가 전북대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은 것은 지난 달 24일이었다. 공교롭게 이날 수술 도중 의료진은 수술용 칼날이 부러지는 사고에 직면했고, 칼날 조각을 찾았지만 30분이 지나도록 칼날 조각을 찾지 못했다. 이에 의료진은 환자의 마취가 풀릴 것을 우려, 일단 수술 부위를 봉합하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한다.

 

급박한 수술 상황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다. 칼날이 큰 조각으로 부러졌다면 곧바로 회수할 수 있었겠지만 재수없게 작은 조각이어서 찾기 힘들었을 수 있다. 전신마취를 한 큰 수술이기 때문에 마취시간도 중대한 고려 사항 이었을 것이다. 환자의 생명을 위해 긴급한 판단이 요구됐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북대병원이 수술 도중 부러진 칼 날을 그대로 봉합한 사실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전북대병원측의 설명대로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 날 조각이 당장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전북대병원이 수술 도중에 발생한 심각한 의료사고를 환자에게 철저하게 숨겼다는 사실이다. 수술 후 몇 일이 지나면서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가자 그제서야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부러진 칼날 조각을 확인했고, 지난 6일 제거 수술을 했다. 명백한 의료사고 앞에서 병원측은 꼼짝없이 과실을 인정했다.

 

아연실색할 일이다. 병원은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지 않으면 그대로 둘 요량인 셈이 됐다. 환자가 간헐적으로 미약한 고통만 느껴 병원을 찾지 않았으면 영영 모른 채 했을 것 아닌가.

 

이번 사고는 의료사고를 솔직히 인정않고 숨기기 급급해 하는 병원의 일그러진 현실을 보여준다. 이 병원은 아니지만, 의사가 차트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지 않은가.

 

환자는 병원에 생명을 맡긴다. 병원을 믿기 때문이다. 병원의 사실 은폐는 배신행위다.

 

전북대병원은 지난해 권역별응급의료센터 지정 취소라는 굴욕을 당했다. 불과 5개월 만에 환자 신뢰를 잃는 의료사고를 낸 것은 큰 유감이다. 뼈를 깎는 환골탈태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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