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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치·이치전투 빛나는 임란사로 우뚝 세워라

임진왜란 당시 전라도 수부였던 전주를 지킨 것은 7년 전쟁을 이겨낸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최대의 곡창을 보전함으로써 전쟁에서 중요한 군량미 보급을 차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조선왕조실록을 온전히 지킨 것만으로도 임란사에서 전주 방어가 갖는 의미는 귀하고 중하다. 실록을 보관했던 4대 사고 중 전주사고본 마저 불에 탔다면 조선역사의 상당 부문이 소실됐을 것이다.

 

그런 전주를 임란에서 지킨 중심에 웅치·이치전투가 자리한다. 웅치와 이치는 각각 진안과 전주 사이, 충남 금산과 완주 사이에 있는 험준한 고개로, 금산을 점거한 왜군의 전주 진격로였다. 당시 전라도의 모든 관군과 의병이 이들 두 곳에서 왜군에 맞서 결사 항전을 벌이다 희생됐다. 그 희생자가 수 천 명에 이른다. 그러나 당시 왜군도 큰 타격을 받아 전주 공격을 중단하고 후퇴했다.

 

전투에서 패했지만 7년 전쟁을 이길 수 있었던 동력이 되고, 조선의 역사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던 이 두 전투에 대해 전북도가 재조명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두 전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역사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두 전투에 대해 지역의 역사학계와 지역 사회에서 그간 재조명 작업과 성역화 사업 등에 나서기는 했으나 역사적 위상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1976년 웅치 부근 소양면 신촌리 일원과 대둔산 일원을 각각 전적지로 설정, 전북도기념물로 지정하고 전적비를 건립한 정도에 머물러 있다. 지역 주민들이 진안 웅치전적지보존회와 완주 웅치·이치전투기념사업회를 구성해 순국선열들을 기려온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전북도가 올 본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편성한 만큼 이제 제대로 된 조명과 성역화에 기대를 갖게 한다. 최근 간담회에서 제기됐듯 완주·진안·전주 등 3개 지역이 관련된 만큼 3개 자치단체와 지역 사업회가 힘을 합쳐 통합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통합 작업은 우선 전적지 지표조사와 학술대회 등을 통해 두 전투에 대한 면밀한 고증에서 출발해야 한다. 두 전투에 대한 구전이나 설화 등이 많이 전해지고 있으나 전투가 벌어졌던 곳조차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격전지 옛길 복원, 호국기념관 혹은 박물관 건립, 역사·문화테마파크 조성, 국가사적지화 등을 통해 전북 임란사의 빛나는 중심으로 우뚝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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