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억 원 규모의 정부 선박신조 지원 프로그램에 군산조선소가 빠진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경제적인 논리는 물론 지역 간 형평의 원칙에도 크게 어긋난다.
선박신조 지원 프로그램은 해운사 등이 초대형 선박을 새로 만들 때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펀드의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건조하는 선박은 현대상선이 발주하는 것으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30만t급 이상 5척이다.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은 이 선박의 발주를 위해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으며 본계약은 7월쯤 체결될 예정이다. 건조의향서에는 앞으로 해운업황에 따라 5척을 추가 발주한다는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6월이면 물량이 바닥나는 군산조선소는 도크가 하나로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조선소의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열악하기 때문에 조선소가 문을 닫을 경우 군산은 물론 전북지역 전체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정부의 이번 선박신조 지원 프로그램에 매우 큰 기대를 걸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상선이 발주하는 물량을 확보하면 조선소 가동을 중단하지 않아도 되고, 초대형 유조선은 군산조선소에서 건조하기 최적의 선종이기도 하다. 김관영 의원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도 이번 선박신조 물량이 군산에 배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현대상선은 발주물량은 모두 대우조선해양에 밀어주기로 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부채율이 4000%에 이른다. 이같은 선박신조 프로그램으로 회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런데도 대우조선해양에 물량을 밀어준 것은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가 KDB산업은행으로 똑같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이며, 지역간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그동안 건실하게 운영해와서 약간만 밀어줘도 회생할 수 있는 곳을 놔두고 굳이 전망이 불투명한 기업을 밀어주는 것은 최대 주주의 사적인 이해가 개입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펀드를 지원받는 사업에서 사적인 이해가 개입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군산시의회가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산업은행이 부실기업에 대해 공적자금도 지원하고 신조 선박 물량까지 지원하는 것은 지역형평성에 어긋나는 특혜며, 그동안 건실하게 운영해온 군산조선소를 나몰라라 하는 지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대우해양조선 밀어주기는 국민의 세금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나쁜 사례로 7월 본계약에서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또 남아 있는 1조6000억원 가량의 선박펀드를 집행할 때 지역간 형평성을 반드시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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