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도 먹고살기 힘든 시절 단백질 공급을 위해 북미산 민물농어인 배스와 블루길 치어를 보급했는데, 이 외래종들은 전국 수생태계로 퍼져나가 토종 물고기를 고갈시켜 버리는 수중 상위포식자로 우리 수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창녕군 우포늪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지만 외래종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35%정도가 외래종으로 토착화 됐다고 한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외래어종이 팔당호 71%, 춘천호 71%, 제주도 일부 저수지는 91.9%를 차지하는 등 2014년 전국 12개 대형 호수를 조사한 결과 6곳에 외래어종이 토종보다 많았다. 전국 1만8310개의 저수지 중 50%이상이 외래어종의 퍼져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심각성을 느낀 일부 지자체는 배스를 ㎏당 5000원까지 수매하기도 하지만 워낙 양이 많아 수매예산은 매년 상반기에 바닥이 나버린다고 한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배스와 블루길이 도입된 일본도 전국적으로 문제가 심각해져 법으로 외래어종 이동을 금지 하고 있으나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 관리가 쉽지 않고 있다.
도쿄도 이노가라 온시공원의 경우는 외래어종이 90%가 넘어가면서 생태계가 완전 바뀌자 동절기에 물 빼기 작업을 실시하여 초기상태로 만들고 주민들까지 나서 외래어종 퇴치작업을 실시하고 있고, 떡붕어의 원산지이자 고창군 면적보다 큰 일본 국정공원 1호 시가현의 비와호도 과거 50여종에 이르던 재래종이 외래종의 영향으로 거의 없어지면서 이곳 어부들은 외래어종을 잡으면 주는 정부보조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귀농귀촌 1번지 고창군은 전국 최초로 2013년 5월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됐다. 아쉽게도 등재되기 몇 년 전에 신림지와 야생 천국인 동림지 등에 이미 외래어종이 방류 되어 민물낚시 천국이라고 알려졌던 고창군도 외래어종의 습격으로부터 피해가지 못했다.
수도권부터 인근 대도시까지 먼 길 마다 않고 고창읍의 노동지를 찾아와 낚시를 즐기는 분들은 은퇴 후에 고창에 사는 것이 로망이라고 할 정도로 노동지는 평지형 준계곡지로 어족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노동지는 20억 원을 들여 노동저수지 국가생태문화 탐방로 조성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다. 또한 오래된 노동저수지에 수리시설 개보수 등 고창읍내권을 재난재해로부터 지킬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이 사업이 반드시 확정되어 일본 온시공원처럼 물 빼기 작업 후 외래어종을 퇴치하고 생태계를 초기화 해 낚시천국의 명성도 되살리고 재난도 대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
외래어종 퇴치는 국가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지키는 사람 10명이 도둑 1명 당해내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듯 생태가 잘 보존된 저수지에 생각 없이 외래어종을 집어넣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어린 시절 그저 대나무 하나 잘라 묶어 지렁이 끼워 던지기만 하면 살찐 붕어와 중고기, 피리는 물론 잉어까지 잡혀 손맛도 보고 겨울철이면 양동이 가득 잡힌 빙어를 튀겨먹으면서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맘껏 누리던 그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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