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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에 처한 북부흰코뿔소가 주는 교훈

▲ 권택 완주군 농촌지원과장
최근 뉴스보도에서 지구상 마지막 북부흰코뿔소 3마리중 1마리인 수컷 코뿔소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결국 자연계에서는 번식할 수 없는 상태로 북부흰코뿔소는 멸종됐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종의 멸종을 초래한 요인은 많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인류의 문명발전을 꼽는다. 인류가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추구하면서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재화를 넘어선 욕심 때문이다.

 

꿀벌의 에이즈라고 하는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을 사육하는 양봉농가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계에서 과실을 맺는 많은 식물의 번식에 큰 저해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꿀벌이 멸종되는 경우에 다른 곤충이나 작은 새들이 식물의 수정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지구상에 많은 식물들이 멸종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진행되면서 가속화가 진행될 경우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여러 동·식물이 지구상에서 살아질 날이 멀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 극작가 외젠 오이네스코의 작품 ‘코뿔소’에서 주인공인 베랑제와 그의 단짝 친구인 장이 카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커다란 코뿔소가 소리와 함께 먼지를 일으키면서 두 사람 앞을 지나갔다.

 

친구인 장은 베랑제에게 회사생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생활하라고 충고를 했다. 다음날 베랑제가 회사에 출근했으나 직원들이 오지 않고 회사 이곳저곳에 코뿔소가 등장하고, 친구인 장이 코뿔소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코뿔소가 늘어나 떼를 지어 다니며 건물과 농지를 훼손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베랑제의 애인도 ‘우리들이 오히려 이상한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코뿔소로 변해갔다. 홀로 남은 베랑제는 “나는 당신들을 따르지 않을 거야” 변신을 거부했지만 자신의 목소리도 희미해지면서 코뿔소가 되지 못한 절망에 스며든다.

 

한 인간의 개성이나 인간성을 상실하고 군중 속에 매몰되어 가는 현상을 마치 코뿔소가 되어간다고 작가는 표현했다.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군중 속에 숨어서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고 모든 것을 군중에게 돌리는 무책임한 경우가 종종 있다.

 

농업은 인류가 채집활동을 통해 정착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영위한 산업으로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분야이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로 인해서 인류의 생존보다 유희적인 부분이 커지면서 생존과 직결되는 농업이 산업으로서 위축되어가고 있다.

 

때문에 농업에서도 이런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인간다움과 자신의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활동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담아 인류의 공존에 기여하고자 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도 우리 농업 발전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농업·농촌을 통해서 자아 존재감을 조금씩 발견해 갈 수 있는 과제발굴도 새로운 숙제이다.

 

완주군 농업기술센터는 농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 지속적인 문화생활로 많은 사람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자 농업인대학에서 체험농업과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농촌체험 현장을 연계하여 찾아오고 싶은 농촌, 삶의 가치를 느끼는 농촌, 마음이 풍요로운 농촌을 가꾸어 가고 있다.

 

지구상에서 한 종이 사라지는 것은 단지 그 종이 이 세상에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물망처럼 연계되어 있는 자연생태계의 도미노현상으로 이어져 결국 훗날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고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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