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1000년이 되었다. 그만큼 역사적 유서가 깊은 우리 전북과 이웃 전남은 전주와 나주를 중심으로 하나의 고리였으며 그 중심은 전주였다. 그러나 지금 전북의 현실은 어떠한가? 두 지역을 호남 또는 전라도로 묶어 하나의 공동체로 여겨왔지만 이 묶음에서 온순하고 양보적인 전북도민의 품성이 오히려 전북 발전을 저해해 왔음이 느껴진다. 그 소외감으로 도민의 반발은 커져만 가고 있다.
현실적으로 정부 또는 기업의 거의 모든 호남본부가 광주에 치우쳐 구조적 예속이 가속화 되어온 게 사실이고 광주·전남은 전북을 자양분으로 또는 도구로 활용하며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농사를 지을 때는 형제였지만 몫을 나눌 때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정치권 또한 마찬가지다. 주요 선거나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전주를 제치고 광주로 달려가 호남민심을 달래거나 선심을 얘기해왔다. 그래서 지금 전북의 민심은 흉흉하다. 하나의 호남보다는 이용당해 왔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호남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강원도처럼 전북만의 단일 도명을 추진해야 할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 경남을 방문해 경남내륙철도건설사업의 예타면제를 조기 결정하겠다고 언급하며 예타면제를 사실상 확정시켰다. 5조 3천억원대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사업은 일자리 8만개, 10조원대의 생산유발효과를 통해 경남에 선물을 안겨줄 예정이다. 또한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특화대학인 한국전력공과대학(한전공대)설립이 확정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포항시에 ‘포항공대’가 있듯이 광주·전남 지역에 ‘한전공대’란 선물을 안겨준 것이다.
그러나 전북의 현실은 어떠한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전북지역내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관련 법안이 국회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꼭 필요했던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정부와 야당의 반대로 내용에서 빠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전북은 예타면제 사업에 1순위로 ‘새만금국제공항’(9700억)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많은 도민이 예타면제를 통한 균형발전기반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 무안공항의 이용객이 감소할 것을 우려한 ‘새만금국제공항건설’을 반대하는 세력이 광주·전남에 있다는 것이다.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새만금국제공항’이다. 사실이라면 각오해야 할 것이다. 광주·전남 정치권과 광주·전남 출신의 중앙부처 고위 공직자들은 이런 우려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며 더 나아가 전북권 현안 해결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전북도민은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형제로 알고 있으나 중요한 이슈가 대립될 때 ‘그렇지 않구나!’ 또는 ‘오히려 걸림돌이거나 반대세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이번 달 안에 국가균형발전기반을 위한 SOC사업의 예타면제 대상이 결정될 예정이다. 사실상 대통령의 결정만 남겨둔 것이다. 전북도민이 지켜보고 있다. 예전의 온순한 전북도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새만금국제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비롯한 전북발전 사업에 광주·전남지역은 조속히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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