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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부자의 낭비벽과 마음 부자의 거안사위(居安思危)

황현택 전 군산 신흥초 교장
황현택 전 군산 신흥초 교장

지금 전북은 심각한 경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서민들은 경제난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홍역으로 비유한 경제파탄 위기의 원인을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 고장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현대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이들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두 대기업의 호황·불황에 따라 지역경제가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지금의 전북경제 위기를 맞아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그 가족과 함께 어려움에 처한 사실만 봐도 명약관화한 일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이 지역 경제위기를 자초한 근본적 원인은 비정상적으로 돈을 번 ‘돈부자’가 근면·성실·저축으로 돈을 모아 행복을 지향하는 ‘마음 부자’를 배척하기 때문이다.

외화를 물 쓰듯 낭비하는 돈부자들은 지역에서 경제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오늘도 해외 골프 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난관 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도 이들에게는 그저 우이독경이다.

그들은 가난한 자, 서민의 피와 땀을 외면하고, 해외 골프장으로 나가 낭비를 일삼는다. 거액의 도박판을 벌이는 부도덕한 부자들도 있다.

이들의 심성은 가난하고 불쌍한 이웃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탐심과 진심·치심, 삼독심(三毒心)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낭비벽의 말로는 가난이고 슬픔이다.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아버지는 직장을 잃은 후 연일 술 마시고 화를 자주 내다가 자리에 눕고, 어머니 혼자서 애쓰시는 모습에 그동안의 낭비벽이 후회돼요.”

아버지가 한국지엠의 중견 사원으로 군산의 아파트에서 넉넉하게 살았던 한 고등학생에게 서글픈 이야기를 들었다. 공장 폐쇄로 아버지는 병으로 눕고, 어머니가 음식점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근근이 생활을 유지하는 처지가 되자 과거의 씀씀이를 되돌아본 것이다.

경제적 마음 부자는 여유만만하다. 왜냐하면 부자가 되는 과정이 피와 땀으로 얼룩진 긴 세월에서 얻어진 마음의 부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들을 자린고비라고도 한다. 하지만 마음 부자는 바르게 돈 쓰는 지혜와 슬기가 가득한 사람이다.  

마음 부자는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돌아보면서 불우이웃 돕기에 앞장선다. 이들의 또 한 가지 특성은 유비무환 정신이 뚜렷하여 언제 어디서나 위기를 슬기롭게 벗어난다는 것이다. 평안할 때에도 장래 위기가 닥칠 것을 생각하여 미리 대비하기 때문이다.

게르만족 독일이 그 한 예이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경제위기를 겪은 나라다. 독일은 국가의 위기를 소비 절약과 효율적인 경제안정 정책 도입·실천으로 벗어났다. 그리고 경제적·정신적으로 부강한 나라가 됐다. 패전 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독일의 철저한 절약 정신과 경제교육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상 물정 모르고 과소비를 일삼으며 낭비벽에 찌든 돈부자들은 각성해야 한다. 국가 경제 부활의 역군인 마음 부자의 거안사위(居安思危)를 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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